"자금 사정 어려우시잖아요…고금리 대출실적 있어야 저리 승인돼요"
전화금융사기인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어눌한 조선족 말투, 어설픈 경찰 행세를 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통장에 돈이 없어도 대출로 빼 가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이달 초 대구에서 50대 여성이 보이스피싱을 통해 2억9,000만원을 빼앗겼다. 범인은 피해자의 계좌에 있던 돈은 물론, 카드론 대출까지 받아 챙겼다. 동해안 산불 이재민들에게까지 접근하는 악랄한 일당도 있다. 금융감독원을 통해 보이스피싱 유형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대출 처리비용 선입금·기업 채용 급여계좌 필요” 주의
속았을시 지급정지 신청…지연이체서비스도 좋은 방법
■100% 보이스피싱인 경우=소비자의 취약한 금융지식을 이용한 접근법을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저금리 대출을 받기 위해 거래실적을 쌓아야 한다며 고금리 대출을 유도할 경우 100% 보이스 피싱으로 봐야 한다. 정상적인 금융회사는 저금리 대출을 받기 위해 고금리 대출을 먼저 받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또 대출금을 상환할 때에는 해당 금융회사의 계좌가 맞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출 처리비용 등이 필요하다며 선입금을 요구할 때에도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 정상적인 금융회사는 전산비용, 보증료, 저금리 전환 예치금, 선이자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대출과 관련해 선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따라서 절대로 응해서는 안된다. 금융감독원의 팝업창이 뜨고 금융거래정보 입력을 요구할 때도 100% 보이스피싱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접속 시 보안 관련 인증절차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금감원 팝업창이 뜨고 클릭하면 보안승급을 위해서라며 계좌번호,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등 금융거래정보 입력을 유도하는데 이 또한 보이스피싱이니 절대 응해서는 안 된다.
■전화, 문자로 대출 권유받아도 대응 말아야=전화 또는 문자를 통한 대출 광고는 대출 빙자형 보이스 피싱일 가능성이 높다. 연락을 받으면 금융회사의 실제 존재 여부를 확인 후 대출을 권유하는 자가 금융회사 직원인지 또는 정식 등록된 대출모집인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채용을 이유로 계좌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 정상적인 기업의 정식 채용 절차에서는 급여계좌 개설 또는 보안 관련 출입증이 필요하다며 체크카드,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검찰, 경찰, 금감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한 범죄도 여전한데 범죄에 연루됐다며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거나 안전조치 등을 명목으로 자금 이체를 요구하는 경우도 100% 보이스피싱이다.
■보이스피싱 피해 대응법=사기범에게 속아 자금을 이체한 경우 사기범이 예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신속하게 경찰 또는 해당 금융회사에 전화해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를 해야 한다. 지급정지 조치 후 경찰서에 방문해 피해 신고를 하고 금융회사에 피해금 환급을 신청해야 한다. 해당 계좌에 피해금이 인출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경우 피해금 환급제도에 따라 별도의 소송 절차 없이 피해금을 되찾을 수 있다. 또 송금인을 보호하기 위한 '지연이체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융회사들은 인터넷 뱅킹, 스마트폰 뱅킹을 통한 송금 시 수취인 계좌에 일정 시간 후 입금되는 '지연이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최소 3시간 이후에 수취인 계좌에 입금되기 때문에 잘못 송금한 경우(착오 송금) 취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은행마다 서비스 내용은 차이가 있을 수 있어 확인해 봐야 한다. 입금계좌 지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본인이 미리 지정한 계좌로는 자유롭게 송금이 가능하지만 지정하지 않은 계좌로는 소액 송금만 가능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만 이용해도 계좌 비밀번호, 보안카드 일련번호 등 정보 유출로 피해가 발생해도 피해액을 줄일 수 있다.
박주식 금감원 강원지원장은 “개인정보가 노출된 금융소비자들은 금감원 금융소비자정보 포털인 '파인'에 관련 사실을 등록하면 신규 계좌 개설, 신용카드 발급 등 노출자 명의로 거래할 때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명의 도용 의심 시 거래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