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경사회에서는 활동·노동 생체리듬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으리라. 날이 밝으면 일어나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안전한 곳에서 잠에 들면 됐으니 말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전구(電球) 발명에 따른 산업사회 전개로 생체리듬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두 가지 인간형이 나타났다고 본다.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이다. 주요 활동 시간대가 그러해서다. ▼“부지런해야 한다”고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고 노래했다. 이른바 '아침형 인간' 되기다. 반면 근래에 들어서는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하는 추세다. 즐길 수 있는 인간다운 생활을 하자는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삶을 일컫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현대인의 생활 패턴으로 대두됐다. 그래도 생체리듬에는 유전적 소인이 있어 각자의 성향·취향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체질을 바꾸려고 무리하지 말라'는 충고다. ▼'독서의 달'인 데다 다소 여유로웠던 추석연휴에 잔잔한 화제를 불러일으킨 책이 '아침의 재발견(비즈니스북스 간)'이다. 뇌과학자인 저자 모기 겐이치로(케임브리지대 연구소, 소니컴퓨터 사이언스연구소 수석연구원)는 낮과 밤의 지친 뇌보다 아침의 신선한 상태의 뇌가 더 적극적으로 반응·작용한다고 역설한다. ▼'아침 3시간이 인생을 좌우한다!'가 표지를 감싼 책 소개 문구다. 잠에서 깬 후 3시간이 두뇌를 100% 깨우는 '황금 시간'이라고 안내한다. '애플' CEO인 팀 쿡,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 '스타벅스' 회장인 하워드 슐츠 등 각자의 분야에서 명성을 얻은 이들에게 공통적인 성공 비법이 바로 아침 3시간을 잘 활용한다고 사례로 들기도 했다. 뇌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59가지의 아침 습관이 솔깃하게 한다. 매일 새벽 3시30분이면 어김없이 산책에 나서 '시계보다 더 정확하다'는 말을 들은 이가 칸트다. 그가 철학자로 거듭났던 계기가 “'독단의 잠'에서 깨어났다”는 고백이다. 두루 그런 아침이시길….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