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도소매·음식숙박업의 금융권 대출이 올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 연속 사실상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 공포가 커지면서 자영업자 대출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도내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0조4,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7,255억원) 늘었다. 전 업종의 증가 폭이 커져 올 들어 1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특히 영세 자영업자가 몰린 업종의 증가율이 높았다.
도소매업의 대출 잔액 증가율은 지난해 4.3%였지만 올해는 10.3%로 커졌다. 음식숙박업은 10.2%로 전년(13.4%)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건설업도 경기 부진으로 지난해 2%대였던 대출 잔액 증가폭이 올해는 18.1%에 달했다. 농림어업도 지난해 증가 폭은 한 자릿수(8.9%)였지만 올해는 11.2%로 커졌다.
금융권은 건설업은 법인 사업자가 많고 정부 SOC예산이 늘고 있어 부실화 우려가 낮은 반면 개인사업자가 많고 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도소매·음식숙박업은 '위험 수준'으로 평가했다. 도내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신규대출보다 사업자가 기존 대출 외에 또 대출을 받는 추가 대출이 2배 이상 많은 상황인데 인건비 등 운영자금 조달 목적이 대부분”이라며 “장사가 안돼 만기를 앞두고 원금도 상환하지 못하거나 이자도 못 갚는 한계 자영업자가 늘고 있어 내수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