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세기 이상 철도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함께 달려 왔다. 과거 국가 경제산업 발전의 동력이었던 석탄을 운반하는 산업 철도로서, 때로는 서민들의 애환과 피서객의 낭만을 실어 나르는 국민의 다리로서 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해 왔다.
세월이 흘러 오늘, 철도는 또 다른 변화의 출발점에 섰다. 태백선도 고속화철도라는 새로운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 태백선 고속화철도가 조속히 도입된다면 태백을 비롯한 폐광지역 4개 시·군은 백두대간의 동과 서, 남과 북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급부상할 것이다.
더불어 동해안과 강원도 내륙 지역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돼 도내 관광산업과 교통물류, 지역경제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교통망이다. 동서고속도로 확충과 태백선 고속화철도 조기 도입 등 교통망이 하나둘 갖춰지면 폐광지역 4개 시·군은 물론 강원도 전역이 2시간 내 생활권이 돼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미래 녹색성장 시대에는 강원도가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강원도는 전국 최고의 청정자원을 활용한 관광과 휴양, 레저산업, 기후 관련 산업, 그린 에너지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고속철도가 강원남부권의 관광적자 확대를 끊고 강원도 내 관광 산업을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태백·영동선이 위치한 강원도의 태백, 삼척, 영월, 정선은 그동안 탄광지역이라는 국내 유일의 특수지역으로서 정부의 석탄 증산정책에 힘입어 국가 기간산업으로 중추적 역할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개발에서 소외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광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강원남부 탄광지역은 1989년 정부의 석탄합리화정책 실시 이후 지역 침체가 가속화됐고, 정부의 지속적인 석탄 감산정책 등으로 지역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강원남부 탄광지역 인구는 18만7,908명으로 1989년 대비 54.2% 감소했다. 특히 초고령 사회 및 지방소멸 시·군에 4개 시·군이 모두 포함돼 있다. 정부가 중앙선 복선화 정책에 따라 청량리~제천~영천 구간에는 고속열차(EMU-250)를 도입할 예정(2020년)이지만 오히려 태백·영동선 등 벽지노선에는 장기적으로 운행횟수를 감축하거나 셔틀열차 도입·운행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은 지방소멸이라는 지역민들의 절망을 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할까 심히 우려스럽다.
국가 에너지 안보 및 균형발전을 꾀하고 탄광지역의 소멸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태백선(제천~태백)에 EMU를 운행, 강원남부 탄광지역의 새로운 경제 회생의 동력을 불어넣어줄 것을 중앙정부에 촉구한다. 태백선(제천~태백) EMU 운행은 단순한 교통망 개선사업이 아닌 지역의 전략사업 육성과 소외된 지역의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다. 또 국토 균형발전 및 전국 '반일 생활권' 실현을 위해 조속한 추진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그렇게 되면 많은 이의 추억을 안고 달렸던 태백선(EMU)이 우리 모두의 꿈을 싣고 미래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4개 시·군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2017년 7월, 지역공약)에 반영된 제천~삼척 간 ITX 건설계획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돼 조기 완료될 수 있도록 강원 남부 탄광지역 4개 시·군민의 뜻을 모아 중앙정부에 실천 의지를 지속적으로 각인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