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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철원 한탄강 물윗길]한겨울 고요한 은빛 세상 탄성 절로 나오는 비경 강의 숨결 들려오네

◇ 한탄강 물윗길 순담계곡 코스에서는 크고 작은 바위가 이어지며 탐방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물윗길에서 올려다본 철원한탄강은하수교, 한탄강의 자랑인 주상절리 '송대소' 모습.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철원 한탄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한탄강 물윗길'이 최근 탐방객을 맞이하고 있다. 태봉대교를 기점으로 순담계곡까지 이어지는 8㎞ 구간에 설치된 부교와 바위지대를 걷는 코스다.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한탄강을 건너는 코스는 덤이다. 지난해 개통했지만 코로나19의 철원지역 확산으로 한 달 넘게 운영이 중단되다 최근에서야 다시 문을 열었다. 30분에 100명씩 입장을 제한하고 발열체크와 인적사항 등을 모두 기록해야 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운영된다. 3시간30분에서 4시간 정도 걸리는 한탄강 물윗길을 탐방했다.

철저한 방역 조치 후 제한된 인원만 출발

한탄강의 자랑인 주상절리 송대소 비롯

랜드마크 은하수교·승일교 감상하며

순담계곡까지 4시간여 힐링 여행

■태봉대교~철원한탄강은하수교 코스=약 1㎞ 구간의 코스로 부교를 이용해 한탄강 중심으로 향한다. 몇 분을 걸어 뒤를 돌아보면 물윗길의 시작점인 붉은색의 태봉대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태봉대교 위쪽으로 직탕폭포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추위가 이어지면서 얼어붙은 직탕폭포를 보고 물윗길에 진입하는 것도 좋다. 다시 한탄강은하수교로 길을 잡는다. 양옆으로 늘어선 검은색의 현무암과 열을 맞춰 걷는다. 15분 정도 걷다 보면 한탄강이 자랑하는 주상절리인 송대소를 만난다. 지표로 분출한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수직의 기둥 모양으로 남아 한탄강 협곡을 따라 약 30~40m 높이로 만들어졌다. 지층에 따라 붉은색과 검은색, 회색 등 다양한 색으로 남았다. 거대한 수직 절벽에 남은 송대소를 보며 걷다 보면 지난해 개장한 철원의 새로운 랜드마크 철원한탄강은하수교를 마주한다.

■철원한탄강은하수교~승일교 구간=바위지대를 지나며 한탄강은하수교를 올려다본다. 길이 180m, 폭 3m의 비대칭 현수교인 은하수교는 2018년 착공해 2년3개월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해 10월 정식 개통했다. 물윗길 탐방객 일부는 은하수교를 찾은 관광객들과 간단한 손인사도 나눈다. 참고로 은하수교에서 내려다보는 송대소와 물윗길 모습도 장관이다.

다시 두 번째 코스인 승일교로 발길을 돌린다. 3㎞ 거리의 은하수교~승일교 코스는 부교보다는 한탄강변과 얼어붙은 한탄강을 걷는 코스다. 약 20분을 걷다 보면 마당바위로 불리는 크고 넓은 바위를 포함해 크고 작은 바위로 이뤄진 지대를 지나게 된다. 이곳에는 탐방객들이 만든 꽤 많은 돌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떻게 세웠는지 신기한 돌탑과 누군가의 소원이 담긴 소담스러운 돌탑을 보며 작은 돌 하나를 올려 본다. 40여분을 더 걷다 보면 본의 아니게 남과 북이 함께 만든 한탄강의 상징 '승일교'에 다다른다.

■승일교~순담계곡 구간=동송읍과 갈말읍을 잇는 다리인 승일교는 국가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됐다. 총길이는 120m, 높이 35m, 너비 6m다. 1948년 철원이 북한의 영역이었을 때 북한에서 공사를 시작했다가 6·25전쟁으로 중단됐고 휴전 이후 우리 땅이 되자 1958년 우리 정부에서 완성한 기구한 운명을 지닌 다리다. 남과 북이 다른 시기에 반반씩 만든 다리인 만큼 교각 부분의 모양이 서로 다른 것도 흥미롭다. 승일교를 뒤로하고 순담계곡으로 이어진 마지막 코스로 향한다. 약 3.3㎞로 한탄강 절경을 눈에 담으며 걸으면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부교와 바위지대, 한탄강 얼음지대를 번갈아 걷는다. 종착지인 순담계곡에 가까워질수록 커다란 기암괴석을 만날 수 있다. 3시간30여분의 시간을 뒤로하고 물윗길의 끝 순담계곡에 다다르면 30m 협곡 위에 건설 중인 주상절리길을 만난다. 순담에서 시작해 경기 포천과 연천을 흐르는 한탄강 협곡에 조성 중인 길이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현재 80%가량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잔도와 교량, 전망대 등이 설치되는 한탄강 주상절리길은 철원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을 되찾을 것으로 보이는 올해 말, 거친 바람과 살을 에는 듯한 철원의 추위가 기다려지는 또 다른 이유다.

■한탄강물윗길 탐방 팁(Tip)=주말에는 많은 탐방객이 몰리는 만큼 철원군축제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것이 좋다. 탐방객이 적은 평일에는 현장에서 예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용금액은 1인 1일에 5,000원이고 전액 철원사랑상품권으로 교환해준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고 동창회와 동호회, 야유회 등 목적의 탐방은 허용되지 않는다. 태봉대교~순담계곡의 물윗길의 총 코스는 8㎞ 정도로 빠른 걸음으로는 3시간30분, 천천히 걸으면 4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커다란 바위지대를 지나야 하고 얼음 위도 걸어야 해 체력이 약한 탐방객은 한탄강은하수교와 승일교, 고석정 등의 출구로 빠져나와 탐방을 마치면 된다. 협곡 아래를 걷다 보니 바람이 강한 편이지만 탐방 시작 후 30분가량 지나다 보면 땀이 몽글몽글 솟는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체온 유지에 좋을 듯하다. 한편 송대소와 승일교, 고석정, 순담계곡 등 한탄강 명소에 대한 탐방객들의 이해를 돕는 안내판의 부재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철원=김대호기자 mantoug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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