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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입학 연령 만 5세로 낮추자 학부모 "대입·취직까지 연쇄적으로 영향" 반발

취학연령 1년 낮추면 2025년 초등 입학생, 8만여명 더 늘어날 듯

사진=연합뉴스

교육부가 이르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을 전격 발표하자 부모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새 정부 업무계획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입학하고 졸업한 뒤 취업할 때까지 더 거센 경쟁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31일 통계청의 출생아 수 통계를 보면 학제개편 대상인 2018∼2021년 출생아의 경우 한해 26만∼33만명 안팎이다. 올해 출생아 수는 25만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육부의 학제개편안 대로라면 일부 학생들은 한 학년이 40만명 안팎인 상황에서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교육부는 교원 수급이나 학교 공간 등의 한계를 고려해 4년간 25%씩 입학 연도를 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25년부터 학제가 개편된다면 2025년에는 2018년 1월∼2019년 3월생, 2026년에는 2019년 4월∼2020년 6월생, 2027년에는 2020년 7월∼2021년 9월생, 2028년에는 2021년 10월∼2022년 12월생이 입학하는 것이다.

통계청 통계에 따른 출생아가 모두 초등학교에 들어간다고 가정할 경우 2025학년도 취학 대상은 2018년생 32만6천822명과 2019년 1∼3월생 8만3천30명을 합친 40만9천852명이다.

2학년에 올라가는 2017년생(35만7천771명)보다 5만2천명가량 많다.

2026학년도 취학 대상은 36만1천504명, 2027학년도 취학 대상은 33만3천355명이 된다.

올해도 분기마다 지난해와 같은 비율로 아이들이 태어난다고 가정할 경우 2028학년도 취학 대상은 31만714명이다.

이에 비해 학제개편이 끝나는 2029학년도에는 초등학교 취학 대상이 30만명 밑으로 떨어지면서 가파른 '학령인구 절벽'이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다른 학년보다 많은 인원이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진학·졸업·취업 등 20대 중반까지 더 거센 입시경쟁과 취업경쟁을 겪어야 하고, 이는 생애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2년 뒤 2024년 하반기에 사립초등학교 추첨 경쟁률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립초교 경쟁률은 그간 2대 1 수준이었지만 중복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지난해부터 크게 높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사립초교가 공립초교보다 더 적극적으로 학습결손에 대처한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학부모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미 "아이들 학원 다니는 시기가 더 앞당겨지겠다", "태어나자마자 조기교육 시켜야 할 판", "입시 문제까지 염두에 두고 개편해야 하는데 그것까지 생각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후폭풍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학제개편을 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과 국정과제에도 없는 학제개편안을 들고나온 것 자체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이는 결국 교육부에 대한 비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대입제도가 1∼2년이 멀다 하고 손질되는 점을 언급하며 "교육부가 졸속행정에 길들여졌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아이가 2019년 2월생인 직장인 이모(43)씨는 "아이가 2018년생과 함께 학교에 가면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 형님들이 동급생이 되고, 같은 반 친구들은 다 동생이 되게 생겼다"며 "아내는 내년부터 당장 영어를 가르쳐야 하냐고 걱정하는데 대체 이런 대책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제 개편은 특정 시점의 학생이 두 배까지 늘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 수급의 대폭 확대, 교실 확충, 막대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입시, 취업 등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등 이해관계의 충돌·갈등까지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도 조기 입학이 가능하지만, 한 살 많은 아이와 경쟁해야 하는 점 때문에 호응이 크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논평을 통해 "지금도 1년 일찍 입학할 수 있다"며 "하지만 2009년 9천707명이던 조기 입학은 2021년 537명으로 감소했다. 한 살 많은 형이나 언니들과 함께 배우는 것은 생각보다 큰 일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취학연령 하향 조정은 산업 인력 공급 차원에서 이야기되곤 했지만, 특정 연령의 교육적·경제적 피해와 손실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는 "청소년들을 직업 전선에 1년이라도 빨리 내보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시장과 기업의 가치에 매몰된 국정운영 철학의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령별 발달과정에 맞지 않는 교육 환경과 이에 적응하지 못해 받게 될 아이들의 교육적 부작용,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유아들의 인지·정서발달 특성상 부적절하며 입시경쟁과 사교육의 시기를 앞당기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의무교육이 시작되는 시점을 본격적인 학습의 시기로 인지해 조기 취학에 대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더 이른 시기인 영유아 단계부터 선행학습을 시작해 과잉 사교육 열풍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학제개편안이 나오자마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의 단체는 '만 5세 초등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 연대'를 결성하고 다음 달 1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는 "교육 현장과 실질적인 이용자인 학부모,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한 정교하고 지속적인 의견 수렴 과정과 연구 과정 없이 백년지대계라는 교육 정책을 느닷없이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 5세 유아는 전체 유치원 유아의 40∼5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유치원의 주요 교육 대상"이라며 "강경 추진한다면 정권 초기의 엉뚱하고 다급한 발상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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