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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가요속 강원도]춘천의 어제와 오늘 노랫말에 알알이 박혀

21. 한보나의 '춘천'

◇싱어송라이터 한보나. 출처=인스타그램

공통분모 춘천 품은 노래 중 하나

김현철 1집 발매 32년 만에 발표

폭신한 감정 춘천 자체가 주인공

‘춘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 춘천의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과 춘천의 어제를 기억하는 사람이 갖는 감성의 두께는 분명 다를 것이다. 삶 안에서의 춘천 그리고 추억 속에서의 춘천이 같을리 만무하니 말이다.

장우진 감독의 영화 ‘춘천, 춘천(2016년)’ 속에서 교차하는 두 가지 이야기, 서울에서 면접을 보고 다시 춘천으로 가는 청년 그리고 일탈을 바라며 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중년 커플의 이야기가 그러한 느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내 해석은 그렇다. 아무튼 이쪽 도시(춘천)와 저쪽 도시(서울)를 연결하는 노선명에 불과한 경춘선이라는 단어까지 꽤 많은 사람에게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하니 말 다한 것 아닌가. 그렇다. 누군가에게 춘천은 강렬한 추억의 장소다. 그때 그 시절 경춘선을 타고 내려온 수많은 청춘이 공지천에서 오리배 한번 타고 이디오피아의 집에서 커피 마시는 것을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치곤 했으니 춘천에 온 청춘의 수만큼 서로 다른 추억의 수도 켜켜이 쌓였으리라. 어디 그뿐인가. 춘천에는 MT의 성지 강촌도 있다.

추억 그리고 춘천이라는 공통분모을 품은 두 노래가 있다. 하나는 이미 본 코너를 통해 소개한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본보 2021년 12월 3일자 14면 보도), 그리고 또 한 곡이 오늘 소개할 싱어송라이터 한보나의 ‘춘천’이다.

춘천을 대놓고 제목으로 담은 이 노래는 ‘춘천 가는 기차’가 수록된 김현철의 1집 앨범이 발매(1989년) 된 지 32년 만인 2021년에 발표됐다. 김현철의 노래가 사랑에 대한 추억의 장소로 춘천을 등장시킨다면 한보나의 곡은 춘천 자체가 주인공이다.

노래 가사를 보면 한보나는 춘천의 현재를 살기도 했고 또 어제를 기억 속에 담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가사에는 스펀지케이크처럼 폭신한 감정들이 가사 사이에 알알이 박혀 있다.

“주말에 꼭 찾아가야지/ 내가 살았던 춘천에//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너무 예쁜 내 고향// 푸르른 하늘 밑/ 투명한 강가에/ 오리가 떠다니고// 폭신폭신한/ 공지천 잔디밭에 노닥거리며/ 아이 좋아라(후략).” 이쯤 되면 다가오는 춘천 시민의 날에 초대가수로 한번 불러야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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