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신변보호 중인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무참히 살해한(2022년 2월15일 인터넷판 보도) 이석준(27)에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2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10년간 취업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이씨는 2021년 12월 10일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전 여자친구 A(23)씨의 집에 찾아가 A씨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남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씨는 한때 교제했던 A씨를 범행 나흘 전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 어머니가 이씨를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이씨는 A씨와 그 가족에 앙심을 품고 흥신소를 통해 거주지를 알아낸 뒤 택배기사를 사칭해 A씨 집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A씨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빌라에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건 당시 외출 중이어서 화를 면했지만, 당시 남편과 통화 중이던 A씨 어머니는 초인종 소리에 무심코 현관문을 열었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 전 미리 흉기를 구입한 점, 도어락 해제 방법 등 범행의 방법과 도구 등에 대해 검색했던 점, 흥신소에 피해자 주소 파악을 의뢰한 점 등으로 미뤄 이번 범행을 가족의 신고에 앙심을 품은 보복살인으로 결론내렸다.
검찰은 이씨에게 1·2심 모두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국내 사형제도가 사실상 폐지된 점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씨는 2심 재판에서 'A씨 어머니에 대한 보복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보복감은 경찰에 수사 단서를 제공한 가족에 대해서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런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한편 이씨에게 A씨의 주거지 정보를 넘긴 흥신소 업자 윤모(39)씨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작년 7월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윤씨에게 민간인 개인정보를 팔아넘긴 전직 구청 공무원 박모(42)씨는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올해 1월 징역 5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