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80만
사회일반

[펫밀리]애교만점 ‘마코’, 말 잘하는 ‘또리’…앵무들 매력에 눈 뗄 수 없어요

도내 유일 앵무새 체험장 인기만점
모란부터 청금강까지 수백마리 살아

먹이 주기 체험 등 직접적 교감 가능
지능 높아 말 따라 하고 탈출하기도

강원도 내 유일한 앵무새 체험장이 춘천에 있다.

춘천시 발산리 앵무새마을을 운영하는 김양희(53)씨. 잉꼬, 모란앵무, 왕관앵무 등 중소형 앵무새부터 회색앵무, 청금강앵무 등의 대형 앵무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앵무새 수백 마리를 관람하고 새들에게 직접 먹이 주는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달 28일 주인을 만나 앵무새를 키우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김씨는 8년 전 분양받은 모란앵무와 썬코뉴어가 저를 앵무새의 길로 이끌었고 새를 키우며 앵무새의 매력에 빠지게 됐고 결국 앵무새 체험장까지 운영하게 됐다고 술회했다.

주인장을 이렇게까지 빠지게 만든 앵무새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귀엽게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라고 답했다. 처음에는 사람에게 경계심을 갖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관심과 사랑을 주면 어느 순간 경계심을 허물고 사람을 주인으로 받아들이고 그때부터 온갖 애교를 부리고 달라붙는 것이 앵무새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이야기였다. 인터뷰 중에도 마코가 양희씨에게 날아와 놀아달라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 보였다.

마코는 이제 생후 1년 된 청금강앵무다. 한창 호기심이 강할 시기여서 다른 앵무새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접근하는 바람에 다른 새들을 놀라게 하거나 반짝이는 물건에 호기심이 많아 옷에 있는 단추 등을 부리로 떼어내서 가지려 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도 했다.

앵무새 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것이다. 가게에 있는 앵무새들 중에서 혹시 사람의 말을 따라 하는 경우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회색앵무 또리가 말을 잘 따라 합니다. 텔레비전을 켜놓고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화면이 꺼진 적이 있었습니다. 누가 텔레비전을 껐는지 의아했는데 나중에 또리가 인공지능 스피커에 ‘TV 꺼줘’라 말해서 끈 것을 알게 됐습니다”라고 양희씨가 이야기했다.

다만 앵무새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점도 있었다고 했다. “짝을 필요로 하는 친구들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혼자 내버려 두면 외로움을 심하게 타고 주인을 찾으며 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기심도 많은 친구들이라 새로운 물건을 부리로 물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경우가 많아 조금이라도 관심을 다른 곳에 두면 집안을 어지럽히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가게 내부의 앵무새를 둘러보던 중 갑자기 한 마리가 새장 문을 열고 탈출했다. 김씨가 탈출한 앵무새를 잡아서 다시 새장에 넣었다. “앵무새들이 머리가 좋아서 몇몇은 새장 문을 열고 닫는 것을 기억했다가 그대로 따라 해서 탈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앵무새 체험장에 먹이를 들고 들어갔다. 체험장 안으로 들어간 순간, 앵무새들이 순식간에 몰려왔다. 일부는 재빠르게 손으로 날아와 손 위에 올려놓은 먹이를 쪼아 먹었고 늦게 날아온 앵무새들은 먼저 먹이를 먹은 새들이 다 먹고 날아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남은 먹이를 먹거나 땅에 뿌린 먹이들을 먹었다. 먹이를 다 먹은 뒤에도 몇몇 새는 떠나지 않고 어깨에 앉아 먹이를 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먹이를 들고 체험장 안으로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날아왔던 새들이 모란앵무였고, 다 먹은 후에도 남아서 먹이를 달라고 조르던 새들도 모란앵무였다. “자기 주장이 강하지만 한 번 사람과 친해지고 나면 그때부터는 사람에게 달라붙는 아이들이 모란앵무입니다”라고 양희씨가 설명했다.

왕관앵무들은 온순했다. 낯선 사람이 다가왔음에도 경계하는 모습이 없었고 먹이 주기 체험을 할 때도 다른 새들보다 천천히 날아와 남은 먹이를 먹고 다시 돌아갔다. 온순한 성격 때문에 앵무새를 처음 키우는 사람에게 왕관앵무를 많이 추천한다고 했다.

코뉴어는 영리하고 장난치는 것을 좋아했다. 새장 문을 열고 탈출한 앵무새가 코뉴어였고 새장 내에 있는 장난감들을 끊임없이 부리로 물고 가지고 놀던 앵무새들도 대체로 코뉴어였다. 새장에 다가가니 순식간에 새장 벽에 달라붙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사람을 지켜보았다.

앵무새를 알기 전과 후의 인생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갓 부화한 아이들에게 이유식을 먹이며 키우고 그 아이들이 성장해서 저를 자기 주인으로 생각하고 애교와 재롱을 부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앵무새의 매력에 푹 빠집니다”라고 했다. 취재를 끝내고 나가는 길에 회색앵무 또리가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