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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데미안' 이어 '춘천문고 만천점'도 폐업…벼랑 끝 지역서점

13년 영업 춘천문고 만천점 폐업결정
온라인 서점 위협에 코로나 경영난 겹쳐
도내 서점 10년 새 30곳 이상 문 닫아

8일 찾은 춘천문고 만천점 입구에 영업종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현아 기자

지역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해왔던 강원도 내 향토서점들이 줄폐업하고 있다. 독서인구 감소와 온라인 서점 확대, 코로나19 위기가 맞물린 결과인데, 문화공간 보존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오전 찾은 춘천문고 만천점 입구는 '영업종료'를 알리는 배너로 막혀있었다. 내부는 재고정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830㎡(약 250평) 남짓한 공간에서 직원들은 출판사로 반품할 책과 지역아동센터로 보낼 책을 분류하고 운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춘천문고 만천점은 2010년부터 13년째 자리를 지켜온 토박이 서점이다. 한때 춘천 관내 빅3 서점 중 하나로 꼽혔으나 온라인 서점 성장과 학령인구 감소, 코로나19 등 경영악화 요인이 겹치며 문을 닫게 됐다.

오영철 벨몽드 영업이사는 "커피 기계를 들여 북카페로 조성하는 등 경영난 해소를 위해 힘썼지만 쉽지 않았다"며 "운영 중인 서점 두 곳을 모두 유지하기에 한계가 있어 만천점을 닫고 본점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도내 향토서점 폐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21년 4월에는 춘천의 대형서점인 데미안책방이 경영난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의 '2022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2003년 135곳에 달했던 도내 서점은 2009년 96곳, 2013년 73곳, 2019년 64곳으로 줄었다.

상황이 이렇자 강원도는 지난 2017년부터 지역서점 인증제를 통해 도내 서점들의 마케팅, 컨설팅, 자금융자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낮은 실정이다.

춘천의 한 동네서점 관계자는 "지역서점 인증을 받긴 했지만 영업 2년 동안 혜택을 받은 기억이 없다"며 "문화공간으로서 서점이 갖는 역할이 큰 만큼 서점들의 생존을 지원하기 위한 보다 실효성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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