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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양양국제공항’

만약 화성인을 데리고 지구문명을 관통하는 다양한 주제를 체험토록 할 단 한 곳으로 데려간다면 바로 공항이다. 작가 알랭 드 보통의 단언이다.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터미널’에서 공항은 관문이다. 떠나고 돌아오고, 만나고 헤어지는 장소다. 모든 곳을 향해 열려 있는 곳이다. 도시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공항은 관문이라는 특성상 각종 정부기관의 출장소가 모여 있어 ‘작은 정부’라고도 부른다. ▼‘하고 싶은 말들이 쌓였는데도/ 한마디 말 못 하고 헤어지는 당신을/ 이제 와서 붙잡아도 소용없는 일인데/ 구름 저 멀리 사라져 간 당신을 못 잊어 애태우며/ 허전한 발길 돌리면서 그리움 달랠 길 없어 나는 걸었네...’ 1972년 발표된 문주란의 히트곡 ‘공항의 이별’이다. 공항은 기쁨·슬픔과 설렘·긴장이 교차하는 장소다. 세상만사가 각본 없는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뉴욕 JFK, 파리 샤를 드골, 런던 히스로, 상하이 푸둥 공항 등을 처음 접하는 여행자는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미국 텍사스주의 댈러스는 인구가 120만명밖에 안 되는 소도시임에도 항공기 이착륙 횟수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공항을 자랑하고 있다. 항공기 산업 관련 인프라 유치의 성공은 물론 이 지역에 무려 30만5,000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댈러스 공항이야말로 공항 경영은 결코 도시 규모나 입지와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좋은 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긴 터널을 지나 전국 공항에 여행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은 총 2,972만명으로 전년 동기(2,518만명) 대비 18.0% 늘었다. 특히 각국이 국경을 열어젖히며 국제선 여객은 175만명에서 1,394만명으로 7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유령공항의 오명에서 벗어나 평창올림픽 관문으로 톡톡히 역할을 했던 양양국제공항은 경영난으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강원도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날개를 접은 양양국제공항을 바라봐야 하는 우리로서는 씁쓸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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