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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실종 신고 강원서 하루에 수십 건 … “치매 노인 1명 찾는데 이틀 걸려”

실종 신고 올 상반기만 1만 여건 접수
치매 환자, 정신 장애인 증가세 심각해
지자체도 예방, 수색 인프라 확충 나서야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강원경찰청]춘천시에서 실종된 김OO씨(여,62세)를 찾습니다. 157㎝, 48㎏, 꽃무늬 외투, 빨간색 바지, 흰색 슬리퍼.'

강원지역에서 이같은 실종 사건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사건화 되기 이전 단계인 '신고 건수'만 놓고 보면 폭증세에 가까워 경찰뿐만 아니라 지자체 대응 요구도 커지고 있다.

26일 강원특별자치도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실종 사건은 2021년 2,271건에서 2022년 3,712건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1,366건이었다. 실종자를 빨리 찾아 사건화 되기 전에 종료된 '신고 사건'까지 포함하면 올 상반기 1만여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원주경찰서가 3,000여건, 춘천경찰서는 2,000여건 정도이기 때문이다.

실종자 유형별로 보면 '치매 환자' 급증세가 심각하다. 지난해 403건으로 전년대비 91% 증가해 고령화 사회의 그림자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춘천에서는 80대 여성 치매 환자가 이틀만에 고은리 야산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박선원 춘천경찰서 실종수사팀장은 "치매 환자들은 휴대전화는 물론 배회 감지기도 착용하지 않고 집을 나서는 경우가 많아 수색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형사들이 치매 환자가 집에 나선 이후 동선을 CCTV를 돌려 일일이 확인하기 때문에 소재 파악에 이틀씩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적·자폐·정신 장애인의 실종 사건도 지난해 284건으로 전년대비 67% 증가했다. '일반 성인' 실종 사건도 지난해 2,378건으로 전년대비 67% 증가했다. 원주경찰서는 최근 부부 싸움 후 집을 나와 자살을 시도하던 50대 남성을 구조했다. 이 남성은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 섬강 인근에 있어 위험했지만, 경찰이 차량과 휴대폰 위치 추적으로 소재를 파악했다.

신규호 원주서 실종수사팀장은 "경계선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이 늘고, 신변 불안에 대한 우려도 높아져 신고 건수가 늘고 있다"며 "일반 성인 가출사건은 대부분 가정 불화로 연락이 두절된 경우"라고 말했다.

춘천경찰서는 올 2월 초등생 실종 신고 사건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해 수사에 나섰고, 상습적으로 청소년을 약취·유인·감금한 50대 남성을 붙잡았다.

실종 사건 폭증세에 비해 경찰 인력은 한계가 있다. 실종수사팀(5명 안팎 규모)이 있는 경찰서는 춘천, 원주, 강릉, 속초가 전부이고 나머지는 강력·형사팀이 실종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범죄수사 전문가인 박노섭 한림대 글로벌학부 교수는 "치매 환자, 장애인, 아동 실종 사건은 지자체도 예방의 의무가 있다"며 "취약계층 중점 관리, CCTV등 인프라 확충 등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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