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중고차 판매를 시작하며 강원 지역 중고차 매매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현대자동차는 24일부터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출고기간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가 넘지 않은 자사 중고차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업계는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업계로 뛰어든 이후부터 생계를 위협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고차매매업체 대표 50대 박모씨는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판매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한달에 10대 가량 팔리던 매출 실적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며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고 경기가 침체돼 중고차 수요가 이미 급감한 상황에서 대기업과의 경쟁에 큰 부담을 느낀 일부 업주들은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춘천시 퇴계동의 중고차매매단지에는 정비와 세차를 마친 수백대의 중고차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1시간 넘도록 단 한 명의 손님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 강원특별자치도중고차매매조합에 집계된 올해 도내 중고차매매업체의 판매 실적은 3월 1806건, 4·5월 1683건, 6월 1576건, 7월 1539건으로 매달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이준호 강원자치도중고차매매조합장은 “내년 중으로 기아, KG모빌리티 등의 대기업들이 추가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된다면 지역 업계는 사실상 초토화를 앞둔 셈이다”며 “공제조합을 설립해 6개월, 1만㎞ 이내로 주행한 고장 차량을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등의 경쟁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매출 회복은 불투명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