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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월척 손맛보자" 춘천 공지천으로 몰린 전국 강태공들

제1회 전국낚시대회

◇제1회 전국낚시대회 특등상을 받은 참가자가 함재훈 강원일보 사장으로부터 부상으로 금성 텔레비젼을 받고 있다. 사진=강원일보DB
◇전국낚시대회 참가자들이 춘천 공지천에서 낚시 삼매경에 빠져있다. 사진=강원일보DB

동구 밖 과수원길에 아까시 꽃이 활짝 피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동해안 주민들은 산불의 위험으로부터 안도의 긴 숨을 쉬는 계절이다. 민통선 마을에 살았던 필자는 지뢰밭 아까시 군락지에서 내뿜어 낸 달콤한 향기를 떠 올리곤 한다.

아까시 꽃이 피면 양봉업자들은 꽃피는 속도를 따라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한달 여행을 하며 꿀을 떴었다. 그러나 이상 기온으로 인해 요즘은 일제히 아까시가 개화해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낚시꾼은 이 꽃의 향기가 코를 간질이면 월척의 꿈을 펼칠 준비를 하는 시기다. 아까시꽃 필때부터 밤꽃이 필때까지가 붕어낚시의 최적기다. 춘천은 의암호와 춘천호, 소양호가 들어서면서 호반의 도시라는 별칭과 함께 전국 강태공들의 찾고 싶은 도시이자 유토피아가 됐다. 놀만한 꺼리가 없던 시절 낚시는 최고의 레저이자 편안한 쉼을 제공한 생활 레저 스포츠였다.

지난 1970년 8월16일 춘천 공지천에서 제1회 전국낚시대회가 열렸다. 강원일보사가 주최하고 춘천낚시연합회가 주관한 대회에 전국의 낚시꾼들이 몰려와 월척의 꿈을 드리웠다. 당시 월척에 들어가는 품종은 참붕어만 대접을 했으며 1척의 길이인 30.3cm를 넘을 경우만 인정됐다. 보통 참붕어가 10여 년 시간을 머물며 자라야 월척의 크기 정도가 된다. 월척의 행운을 잡을 경우 그날의 감격과 환희를 탁본으로 남겼다. 탁본을 하기 위해선 붕어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완전하게 제거한다. 그리고 식초를 이용해 물고기의 몸을 닦아낸 후 먹물을 골고루 발라 한지에 찍어냈다. 찍힌 어탁 옆에 시간과 장소는 반드시 명기 했으며 꼭 밍지 말아야 할 것은 낚시를 함께한 증인 이름까지 적혀 있어야 월척으로 인정을 받았다. 제1회 전국낚시대회에 참가한 강태공들은 한방을 기대하며 공지천 물결에 흔들리는 찌를 바라보며 희망을 그렸다. 시상은 참가자들이 잡은 물고기 크기와 수량으로 정했다. 특등은 금성 텔레비전. 수량 1위는 자전거, 선풍기 라디오 등이 상품으로 전달됐다.

춘천의 인기 있는 낚시 포인트는 호수별로 이름나서 시꺼먼 새벽에 와서 낚시를 걸어 놓고 출근하는등 먼저 선점하기 위한 쟁탈전이 펼쳐졌다. 의암호는 공지천, 송암리, 금산리 ,상중도 등이 인기 있는 자리였다. 춘천호는 인람리, 원평 밤나무골, 신포리이며 소양호는 물노리, 조교리, 삼걸리, 내평리, 품걸리 등이 월척 희망을 품게 만들었던 장소다. 인근 파로호는 상무룡리, 월명리, 용호리 등이 꾼들의 발길을 잡았던 명소였다. 1995년 즈음 의암호에 블루길이 등장하면서 물고기들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어 춘천호와 소양호로 확대되자 더 이상 꿈을 꾸던 강태공들도 서서히 발길이 멈추게 됐다.

도시어부라는 프로가 인기가 높다. 우리 몸속에 남아 있는 채렵수렵인 DNA를 발현 시켜주며 대리 만족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생물을 잡아 먹거리로 이용하던 본능을 이젠 TV속 연예인들의 낚시 행위에서 만족감을 채우고 있다. 춘천의 호수에 사는 물고기들은 씨가 거의 말라 찾아보기 힘들다. 그 많던 물고기들은 사라지고 블루길과 배스 만이 호수 속을 어슬렁 거리고 있어 낚시의 명소 이야기는 이제 전설로 남게 됐다.

◇1970년대에서 1990년대 호반의 도시 춘천은 전국 낚시꾼들이 찾고 싶은 최고의 장소였다. 소양호, 춘천호, 의암호는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지난 1970년 8월16일 공지천에서 전국낚시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강원일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