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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원포럼]강릉단오제를 생각하며

김홍규 강릉시장

강릉사람들은 해마다 늘 설렘과 기대감 속에 단오를 맞이한다. 강릉사람들에게 단오는 연중 가장 큰 행사다. 1년 계획을 세울 때도 단오 전과 후를 구분하고, 단오기간에는 다른 일정들을 잡지 않는다. 단오는 강릉사람들에게 삶의 동반자와 같은 존재다. 단오는 강릉사람을 하나 되게 하는 강릉의 정체성이다. 천년 강릉단오제라고 한다. 천 년 동안 강릉단오제가 전승될 수 있었던 것은 즐거움과 위로를 줬기 때문이다. 강릉단오제는 앞으로도 수천 년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한 강릉단오제를 생각해 본다.

먼저, 전 시민이 참여하는 강릉단오제가 돼야 한다.

단오장과 기성세대만의 행사가 아닌 강릉 전 지역, 전 세대들이 참여하는 강릉단오제가 돼야 한다. 최근 들어 신주빚기 참가자들도 늘고 신통대길 길놀이 규모도 더 확대돼 가는 등 시민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한다면 단옷날을 강릉시 한복 입는 날로 지정하고 단옷날 모든 시민들이 한복 또는 개량한복을 입는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교육지원청과 협력해 단옷날을 ‘재량휴업일’로 정해 미래세대들이 단오와 많은 추억을 쌓도록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중앙부처와 협의해 강릉단오제를 ‘지방공휴일’로 지정하여 단옷날 하루만큼은 전 시민이 경축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4계절 강릉단오제가 돼야 한다.

강릉에 오면 연중 어디서든 단오를 만날 수 있다. 시민들은 길놀이를 준비하면서 일 년 내내 ‘레드카펫’을 상상한다. 공연단들은 단오 무대를 영광의 기회로 생각하고 연중 준비한다. 공연장이나 관광지에서는 단오를 주제로 한 공연을 볼 수 있고, 민속행사도 체험한다. 기념품 코너에는 단오 굿즈가, 식당에서는 단오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강릉은 축제의 도시로 사계절 축제장이다. 축제 곳곳에 단오가 있어야 한다. 새해 해맞이 관광객들을 풍요와 벽사(?邪)의 장자마리, 시시딱딱이가 맞이하고 여름에는 단오부채를 받고, 창포물 샤워도 할 수 있다. 커피축제장 양반 바리스타, 와인축제장 소매각시 소믈리에도 상상해 본다.

마지막으로, 지역경제를 살리는 강릉단오제가 돼야 한다.

도심 전역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확장돼 나가야 한다. 난장은 지역상인들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고, 상인들도 손님맞이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 또한, 관광지와 연계해 강릉 전체 관광산업이 활성화 되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단오의 산업화를 위해 단오 먹거리와 단오 굿즈 개발이 시급하다. 강릉단오주를 지역 명주로 성장시키고, 전통음식 위주의 단오 먹거리촌 조성도 필요하다. 단오 굿즈 개발도 가능성 높은 일이다. 일본 전통 캐릭터가 세계를 게임 광풍으로 몰아넣었던 ‘포켓몬고’의 배경이 됐던 것처럼 강릉단오제 캐릭터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캐릭터가 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포켓몬 빵’은 2023년 소매점 빵 매출 1위로 1,107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오늘날 SNS의 발달은 참신한 아이디어만으로도 세계적인 상품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논어에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라는 말이 있다. 가까운 사람들이 즐거워하면 멀리 있는 사람들도 찾아온다는 뜻이다. 천 년을 이어온 강릉단오제가 하루아침에 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강릉단오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의 바람이 한낱 허황된 꿈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