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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이원석 검찰총장 尹대통령 탄핵청문회 불출석…"증언하면 검찰 정치적 중립성 훼손"

"사법을 정쟁으로 끌어들여 법치주의의 기반을 침해하는 것"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4.7.23 사진=연합뉴스

속보=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오는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청원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총장은 이날 불출석 사유와 관련한 입장문에서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진행 중인 수사에 관하여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입법권의 한계를 넘어 사법을 정쟁으로 끌어들여 법치주의의 기반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국회에 출석해 범죄 수사 및 소추에 관해 구체적으로 증언할 경우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수사와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주게 되고 이로 인해 검찰의 준사법적 기능이 저해되며 정치적 중립성은 훼손된다"고 강조했다.

법사위는 이 총장에게 증인 출석을 요구하면서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 상황과 수사팀의 대면보고 내용, 수사에 대한 외압 여부,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인사이동에 관한 견해를 밝히라고 주문했다.

이 총장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관한 내용임이 명백해 법령 취지와 헌법적 관행에 따라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존중하는 헌법과 법령 취지에 따라 총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이외에는 국회에 출석하지 않아 왔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가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지난 16일에도 "온당하지 못한 처사"라며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불출석 결정은 최근 불거진 '총장 패싱' 논란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면서 이 총장에게 사후 보고한 사실이 알려지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이 총장이 청문회에 출석해 설명할 것을 추가로 요구했다.

그러나 이 총장이 청문회에 출석해 어떤 방식으로든 답할 경우 봉합 수순을 꾀하는 검찰 내 갈등이 다시 악화할 수 있고,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권 논리에 더 휘둘릴 가능성도 크다.

이 같은 상황을 피하려 이 총장이 이날 선제적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청래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법사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을 상정하고 이와 관련한 청문회 실시계획서 및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안건 처리에 앞서 해당 청원과 관련한 청문회 개최와 증인 출석 요청은 국회법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며 퇴장했다.

법사위는 26일 예정된 청문회 증인으로 김 여사와 모친 최 씨,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 등을 증인 명단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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