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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오버투어리즘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여러 국가가 자국의 문화와 관광지를 홍보하며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관광객을 불러들여 그들이 지역에서 돈을 쓰면 그만큼 지역 주민들의 경제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관광은 최고의 산업 중에 하나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현상이 무너지고 있다. 방문객들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한 도시도 있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은 2026년까지 항구에 입항하는 크루즈선을 현재 190척에서 100척으로 줄이기로 했다. 무분별한 관광객들의 유입으로 인한 해양오염을 막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시민들의 권리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웃 나라 일본도 쏟아지는 관광객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모습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탄 한 가게에 몰려든 방문객으로 인근 주민들은 쓰레기와 소음, 사유지 침해 등의 피해를 당한다. 교토는 올 2월 시장선거에서 관광객들로 인해 발생하는 시민들의 피해 방지 공약을 내건 마쓰이 고지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이 나타나고 있다. 오버투어리즘이란 관광지의 수용 범위를 뛰어넘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주민들이 다양한 피해를 겪는 현상을 말한다. 주차공간 부족, 물가 인상, 쓰레기 무단 투기, 사생활 침해 등이다. ▼청정 환경을 자랑하는 양양군의 일부 바닷가 주변 주민들이 급증한 방문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음악과 조명, 음주 소란에 과도한 남녀 간 애정행각과 상식을 넘어서는 옷차림 등으로 서핑의 성지라는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일탈과 탈선의 해방구로 추락하고 있다. 관광객은 여름 한철이지만 주민들은 매년 되풀이되는 연례 행사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양양군의 일부 관광지에서 벌어지는 오버투어리즘의 원인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하지만 한 번 망가진 이미지를 원상태로 되돌리기란 쉽지 않다. 추락한 양양군 관광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행정과 주민들의 단호한 의지와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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