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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포럼]道 ‘하고 싶은 일, 피하고 싶은 일’

강원자치도의원

“그침을 아는 지지(知止)도 중요하지만, 이를 즉각 실행에 옮기는 지지(止止)가 더 중요하다. 그칠 수 있을 때 그쳐야지, 나중에는 그치고 싶어도 그칠 수가 없다. 그쳐서는 안 될 때 그쳐도 안 된다. 사람은 자리를 잘 가려야 한다.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지지(止止)다.”

어느 개인이나 조직에 있어서 꼭 하고 싶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또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반드시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종종 객관적으로 볼 때 선뜻 동의되지 않는 일들에 매몰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바로 지금 강원도정에서 두 가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2년 전 도청사 이전 신축부지를 확정하고 주변지역 99만1,735㎡(30만여평)에 행정복합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강원개발공사를 통해 도시조성사업을 하는 것으로 택지 조성을 통한 분양수익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원개발공사는 강원도의 중요한 공유재산을 대부분 처분 출자하면서 부채를 줄여 왔다. 강원도정은 지난 시간 동안 두 번의 뼈아픈 경험을 비싸게 치렀고 아직도 기하급수적인 도민의 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행정복합타운 도시조성사업은 택지 개발에만 9,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그러나 강원개발공사는 자체 재원이 없어 강원도의 공유재산을 추가로 1,600억원 출자받아서 7,200억원의 공사채를 발행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의 타당성용역 조사 결과 두 가지의 조건부로 사업성이 보통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이러한 사업에 강원도는 1조원에 가까운 재정을 투입해 빚사업을 또 벌이겠다며 호기롭게 나서고 있으니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타 광역지자체의 사례를 보더라도 공공개발사업이 수익을 내면서 잘 마무리된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2022년 현 도정이 출범하면서 중도개발공사에 대한 법원의 회생절차 계획을 언론에 내비치면서 국내의 금융채권시장을 경색시켜 국가경제적으로 연쇄적인 부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 결과 강원도정은 중도개발공사의 금융권부채 2,050억원을 정리추경 편성과 지역개발기금으로부터 빚을 내서 긴급 대위변제해야만 했다. 김진태 도정은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정책적 판단과 결정에 따른 사업이었기에 민·형사상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임 도정의 잘못된 판단과 결정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나는 그들과 다를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만 가지고 덤벼들 상황이 아니라는 현실이 눈앞에 있음을 직시하고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강원도정이 반드시 해결책을 내놔야 하는 일로 중도관광지 개발을 안정적으로 진행시키는 일이다. 또 2,050억원의 대위변제 동의를 구하며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회수하겠다고 도의원들에게 호소한 약속을 이행하는 일일 것이다. 수천억원의 재정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중도의 땅을 지켜내는 방안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 도정은 빚을 내서 행정복합타운사업은 하고 싶고 중도관광지개발은 싫어도 해야만 하는 사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도민들은 도정에게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지혜를 실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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