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권성동(강릉) 원내대표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헌재가 22일 반박에 나섰다.
헌재는 이날 오후 기자단에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을 한 적이 없으며 조의금을 낸 사실조차 없다"고 공지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심리하는 헌재를 방문해 문 권한대행이 이 대표와 친분이 있다고 주장하며 "2020년 이 대표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상가에 방문했고 이를 자랑삼아 헌재 관계자들에게 얘기할 정도로 이 대표와 가까운 사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감사원장, 법무부 장관 등의 탄핵 심판을 대통령 심판보다 먼저 하거나 같이 해야 하지만, 헌재의 재판 일정을 보면 대통령 탄핵 심판만 성급하게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비상계엄 선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남용된 탄핵소추권에 대해서 먼저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러한 이면에는 문 권한대행의 편향된 가치관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며 "문 권한대행은 이 대표와 '절친'이고 누구보다 가깝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문 권한대행은 평소 정부·여당 비판을 많이 하고, 이 대표와의 친분을 굉장히 과시했다"며 "이 대표와 친분이 있는 사람이 재판장으로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공정성을 기하기 어렵다. 내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 권한대행은 재판을 기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재의 명예와 재판의 공정·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문 권한대행이 명백히 자기 입장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 탄핵소추인인 이 대표와의 수십년간의 친분, 친구 같은 관계에 대해 본인이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문 권한대행이 이 대표와의 친분에 대해 답변해야 하고,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다면 재판 제척 내지 기피 사유가 된다"고 압박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 의원들과 문 권한대행 등 헌재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헌재를 찾았지만, 헌재 측에서 외부 일정을 이유로 만남을 거부해 면담이 불발됐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헌재가 면담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이고, 전례가 없었다"며 "헌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행과 이 대표는 사법시험 28회·사법연수원 18기로 동기다. 연수원 수료 후 문 대행은 부산·경남에서 지역법관(옛 향판)으로 판사의 길을 걸었고 이 대표는 곧바로 변호사로 개업해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