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60만
지역

정선 사북항쟁 45년…광부와 진압경찰, 영월에서 눈물의 화해

영화 제작사 ‘느티’가 마련한 영화 ‘1980 사북’ 특별상영회가 20일 영월시네마에서 열려 사북 사건 당시 광부 대표로 활동했던 이원갑(84) 사북항쟁동지회 명예회장과 진압작전에 투입됐다 부상을 입은 전직 경찰 최병주(85)씨·이종환(74)·진문규(72)씨가 한 무대에 올라 화해의 악수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1980년 사북사건 당시 적으로 마주했던 광부들과 진압경찰 등이 45년만에 피해자로써 다시 만나 화해의 손을 맞잡았다.

영화 제작사 ‘느티’는 20일 영월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1980 사북’ 특별상영회를 열었다.

이날 상영회에서는 사북 사건 당시 진압작전에 투입됐다 부상을 입은 전직 경찰 진문규(72)·이종환(74)·최병주(85)씨와 광부 대표로 활동했던 이원갑(84) 사북항쟁동지회 명예회장이 참석했다.

이원갑 명예회장은 상영회가 끝난 후 “진입하는 경찰과 광부들이 맞설 때 돌에 맞아 숨진 영월경찰서 이덕수 순경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가장을 읽은 가족들이 어떤 세월을 보냈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사과의 편지를 낭독하며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이어 “오늘 관객들이 모인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과를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경찰께 사죄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종환 전 경찰은 “당시 서로의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원갑 회장의 사과도 하셨고 안좋았던 감정은 해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사북사건 당시 중심에 있었던 광부와 전직 경찰들이 한 무대에 올라 각자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과거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이야기 하며 뜨거운 포옹으로 화해의 순간을 완성했다.

특히 박봉남 1980 사북 감독은 “오늘 상영회에 참석한 경찰관들은 명령에 따라 출동했다가 부상을 입은 피해자이며 이원갑 명예회장도 공권력에 고문을 당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사북사건은 비상계엄령이 내려졌던 1980년 4월 정선군 사북읍 (주)동원탄좌 사북광업소에서

노조지부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광부들에게 경찰 지프차가 돌진해 치명상을 입힌 것을 계기로 일어난 대규모 유혈사태이다.

이 과정에서 영월경찰서 이덕수 순경이 사망하는 등 무리한 진압에 투입된 다수의 경찰이 피해를 입었고, 광부와 부녀자 28명이 군사재판에 회부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황인욱 정선지역사회연구소장은 “오늘의 화해는 단순한 만남을 넘어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치유를 향한 첫걸음”이라며 “국가 차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1980 사북은 영월에 이어 21일, 26일, 27일 정선 고한씨네마에서 열리며 사전 신청을 통해 무료 관람도 가능하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