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의 출범으로 여야 정치권이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른 강원 국회의원들의 중앙 무대 내 정치적 입지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반면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친윤'으로 전면에 나섰던 국민의힘 강원 의원들은 대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여 한발 물러났다.
■여당 된 민주당... 옅은 계파색 득 될까=민주당 소속 강원 의원은 3선의 송기헌(원주을), 재선의 허영(춘천갑) 의원 두 명이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송 의원은 당대표 사회특보단장, 허 의원은 예결특위 간사와 민생특보 등으로 활동했고, 두 의원 모두 탄핵 국면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키웠다. 대선 국면에서도 각각 종교본부장과 자문단 지원단장·강원총괄특보단장을 맡아 이재명 대통령을 적극 지원했다. 두 의원 모두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정부에서 국민의힘 강원 의원들이 정권 출범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았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의석수로도 6명인 국민의힘에 비해 수적 열세다. 당시 국민의힘 강원 의원들은 집권 초부터 원내대표 및 사무총장 등을 맡아 전면에서 활동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새 정부 '실용주의 코드' 정치적 입지 확대 기회=새 정부에서 송기헌, 허영 의원 모두 중앙 정치 무대에서의 입지 확대 기회가 열려 있다. 민주당은 이번 6·3 대선에서 강원 18개 시군 가운데 두 의원의 지역구인 춘천과 원주에서 승리했다. 지역구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끈 만큼 지역 정가의 지지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 중앙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강원 접경지역 및 동해안 벨트를 돌며 험지인 강원 민심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특히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을 강조했기 때문에 두 의원을 통해 강원에 대한 지역적 배려가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 예비주자들이 입당하는 등 지역 인재 발굴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지역구 현역은 아니지만 철원 출신의 우상호 전 의원이 대통령실에 입성해 정부와 국회 가교 역할을 맡게 되면서 소통 창구도 기대해볼 만하다.
■대여 공세 선봉에 설까=국민의힘 의원들의 역할 변화도 관심이다. 야당 소속이 된 만큼 새 정부에 대한 견제와 비판에 집중하는 등 대여 공격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선 중진 의원들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현안 등을 꿰뚫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강원 최다선인 권성동(강릉) 의원 등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 지도부에서 물러났지만 당내 계파갈등 등 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또 한번 역할을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대다수가 친윤계로 분류됐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박정하 의원이 한동훈계로 분류되고 한기호 의원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등 강원 의원들 간 행보도 갈리고 있다. 새 지도부 체제에서 강원 의원들이 발탁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영향력이 다소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