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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민중기 특검팀, '주가조작 의혹' 삼부토건 압수수색…김건희 전격 소환 가능성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한 뒤 발언하고 있다. 2025.7.2 [공동취재]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개입됐다는 의혹에 대해 민중기 특별검사가 3일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삼부토건 등 회사 및 피의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달 12일 민 특검이 임명된 이후 처음 벌이는 강제수사이자, 전날 특검팀이 현판식을 한지 하루 만에 나선 조치다.

특검팀은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와 중구에 있는 옛 삼부토건 사무실, 주요 피의자 자택 등 10여곳에 수사 인력을 보내 PC에 저장된 각종 파일과 문건 등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2023년 5∼6월 발생한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김 여사가 개입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러 의혹에도 수사망에서 제외돼온 김 여사를 겨냥한 본격적인 수사의 신호탄인 셈이다.

앞서 특검은 검찰에서 관련 사건을 넘겨받은 뒤 앞서 내려진 김 여사에 대한 출국금지 조처를 갱신하는 등 김 여사에 대한 수사 채비를 서둘러왔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김건희 특검팀이 넘겨받은 수사 대상 사건 중 앞서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사안으로 거론된다.

삼부토건 전·현직 실질 사주와 대표이사 등 10여명은 2023년 5∼6월께 해외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삼부토건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사무실. 2025.7.3

실제로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한 뒤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로 꼽혀 주가가 급등했다.

이 시기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재건사업을 논의한 때와도 겹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정황이 포착돼 김 여사의 연루 의혹도 일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할 당시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고발했다. 김 여사와 이 전 대표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검팀은 지난달 27일 검찰로부터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해왔다.

특검팀이 첫 압수수색 대상을 삼부토건으로 정한 것은 그만큼 이 사건이 아직 들여다볼 내용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사건과 비교해 수사가 덜 된 사안이라는 뜻이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 중 핵심 의혹으로 꼽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은 이미 검찰과 경찰이 주요 관련자들을 수차례씩 소환 조사하며 혐의가 어느 정도 다져진 상태다.

특검팀으로서는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만 조사하면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삼부토건 사건은 금융감독원 조사만 거치고 곧바로 특검팀으로 이첩돼 수사가 상대적으로 덜 무르익은 편으로 꼽힌다.

금감원은 작년 9월 조사에 착수해 지난 4월 삼부토건 전·현 실질 사주와 대표 이사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소환 조사 등 적극적인 조처는 하지 못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25.7.2 [공동취재]

고발장을 받은 검찰도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아 "사건의 성격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신속하게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장기간 관련 조사를 진행해온 금융감독원에 사건을 수사 지휘했다"며 사건을 금융 당국에 다시 이첩했다.

김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부정거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당초 고발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특검팀으로서는 김 여사와 이 전 대표의 연관성이라는 '빈 공간'을 파고들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김 여사를 본격젹으로 겨냥한 수사의 포문을 열기에도 적합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 수사의 전형적인 패턴 측면에서도 이 사건은 '첫 수사' 대상으로 예상돼 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체로 역대 특검 수사는 기존의 검찰 게이트성 수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 대부분 초동 수사가 아닌 '재탕 수사'라는 점에서 사건의 틀은 어느 정도 잡혀있고 실체에 관해서도 일정 부분 드러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적 제약을 받는 특검은 성과를 내야 할 부분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그 대상이 되는 초반 수사 대상으로는 삼부토건이 큰 의미를 가진다는 해석이다. 일종의 '전인미답'의 영역을 밟아나가는 구도인 셈이다.

이 사건에 관해서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을 둘러싼 국민적 관심도 높은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었던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를 방문했을 때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삼부토건 주식 차트를 보여주며 주가가 5.5배 올랐다고 지적하는 등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향후에도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사건들에 우선해서 수사 칼날을 뻗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채 해병 수사외압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사건 관계자들이 가입한 '멋진해병' 단체 대화방에서 이 전 대표가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올린 후 삼부토건 거래량과 주가가 급등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인물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물증을 분석한 후 피의자들을 하나둘씩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 상황에 따라 내란특검이 윤 전 대통령부터 조사했듯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를 조기에 전격 소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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