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물폭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18일 오전 3시 5분께 대전 동구 인동 대전천에서 사람이 빠져 떠내려간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수색에 나서 3시간여만에 대덕구의 한 세월교 밑에서 숨져있는 A씨(50대)를 발견했다.
경찰은 신고내용과 A씨의 인상착의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지문 채취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부터 내린 폭우로 하천 수위가 급격히 불어나 있었다"며 "현장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충남 서북부 지역을 덮친 폭우 여파로 1천200명이 넘는 주민이 임시 대피시설에서 밤을 지새웠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현재까지 622세대 1천223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각 시·군이 마련한 체육관이나 마을회관 등에서 머물렀다.
지역 별로는 예산군이 462명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아산 251명, 당진 196명, 천안 84명 등으로 파악됐다.
일부 주민은 추가 폭우 예보에 대비해 대피했으나 다수는 전날부터 쏟아진 집중호우로 주택이 침수되거나 붕괴 위험에 처해 거처를 잃었다.
대피 주민들에게는 응급구호 물품이 전달됐지만, 갑작스레 삶의 터전을 잃은 충격을 달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충남 전역에는 현재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로 19일까지 50∼100㎜, 많게는 2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수 있다는 예보에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호우 특보가 이틀째 전역에 발효돼 극한 호우가 쏟아진 광주·전남 지역에도 피해도 잇따랐다.
전남 지역에서는 나주·함평에 있는 주택 마당이 침수돼 소방 당국이 배수 작업을 마치는 등 이날 새벽에만 총 6건의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광주에서는 산발적으로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나 도로 침수·안전 조치를 요구한 사례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두 지역에서 비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혹시 모를 안전 우려로 광주에서는 189세대 271명이 지역 5개 자치구 임시주거시설인 경로당이나 문화센터, 인근 숙박업소 등지로 대피 중이다.
도로 통제도 이어져 광주천 주변 하부도로나 지하차도, 하천 둔치주차장, 세월교 등의 출입이 통제됐다.
침수 피해가 발생해 일부 구간 운행을 중단했던 도시철도 1호선은 복구 작업을 모두 마쳐 첫차가 운행하는 이날 5시 30분부터 전 구역(녹동∼평동) 운행을 재개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광주와 전남 나주·담양·곡성·구례·장성·화순·보성·광양·순천·무안·함평·영광·목포·신안 등 14개 시군에는 호우경보가, 나머지 전남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이틀째 발효 중이다.
이날 자정부터 현재까지 신안 비금 92.5㎜, 영암 시종 38.5㎜, 보성 37.5㎜, 나주 31.5㎜, 강진 27.8㎜, 광주 광산 21㎜ 등의 비가 내렸다.
1시간 최대 강수량은 이날 새벽 기준으로 신안 가거도 17㎜, 보성 4㎜, 영광 2㎜ 등이다.
호우경보가 발효돼 비가 내리기 시작한 전날부터 누적 강수량은 광주 433.1㎜, 나주 431.5㎜, 담양 봉산 385㎜, 함평 월야 348㎜, 무안 해제 333㎜ 등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금요일인 이날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19일까지 이틀 동안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은 100∼200㎜(많은 곳 300㎜ 이상), 충청권과 전북, 대구·경북은 50∼150㎜(많은 곳 200㎜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그 밖에 예상 강수량은 북부를 제외한 제주도 20∼80㎜(많은 곳 산지 150㎜ 이상), 제주도 북부와 울릉도·독도 10∼60㎜, 강원 동해안 10∼50㎜다,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는 20일 아침까지 30∼100㎜(많은 곳 경기 남부와 강원 중·남부 내륙 150㎜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지역에 따라 강수 강도와 강수량의 차이가 크겠고 강약을 반복하며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바람이 순간 초속 15m 안팎(산지 초속 20m 안팎)으로 강하게 불겠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주요 지역의 기온은 서울 23.2도, 인천 22.6도, 수원 22.6도, 춘천 21.6도, 강릉 21.7도, 청주 22.3도, 대전 21.4도, 전주 22.1도, 광주 21.2도, 제주 24.8도, 대구 21.7도, 부산 22.9도, 울산 22.3도, 창원 22.4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27∼32도로 예년과 비슷하겠다.
바다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2.5m, 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2.0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 먼바다) 파고는 동해 1.0∼3.5m, 서해 0.5∼2.5m, 남해 1.0∼2.5m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