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완강한 거부로 실패했다며 다음에는 물리력 행사도 동원해 체포하겠다고 예고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오전 체포영장 집행 시도와 관련해 "특검은 체포 대상자가 전 대통령인 점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권고했으나, 피의자는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체포에 완강히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오 특검보는 "특검은 20∼30분 간격으로 총 4차례에 걸쳐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요구했으나 피의자는 체포에 계속 불응했다"며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물리력 행사를 자제했고 결국 체포 집행을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피의자에 대해 차회에는 물리력 행사를 포함한 체포영장 집행을 완료할 예정임을 고지했다"고 말했다.
오 특검보는 또 "피의자는 평소 공정과 상식, 법 원칙을 강조했고 이번 사건을 통해 국민들은 법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전직 검사, 검찰총장, 대통령으로서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특검팀 소속 검사 1명, 수사관 1명과 함께 수용실 앞까지 직접 가서 교도관을 지휘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끝내 협조하지 않아 2시간여 만인 10시 50분께 철수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내란특검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소환 조사를 시도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연이틀 불출석하자 30일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31일 오전 영장을 발부했다. 체포영장 기한은 이달 7일까지다.
대리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대학병원에서 실명 위험이 있다고 진단받았으며 체온조절 장애가 우려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아 수사와 재판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으로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해당 의혹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같은 해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도록 힘써줬다는 내용이다. 명씨는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에 대해 "한 넉 달 정도 (위탁관리를)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한편, 특검팀은 이른바 '집사게이트'에 연루된 주요 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IMS모빌리티, HS효성 관계자 사무실과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각종 문건과 결재 서류, 전산 자료 등을 확보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의 아내 정모씨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팀은 지난달 이 사건과 관련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각했다.
이후 '집사게이트' 관련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다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특검팀이 의혹의 실체를 드러낼 물증을 확보할 경우 수사에 속도를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집사게이트'란 김예성씨가 설립에 참여하고 지분까지 가진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가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와 신한은행 등 기업들로부터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당시 IMS모빌리티는 순자산(566억원)보다 부채(1천414억원)가 많아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다. 특검팀은 투자 주체들이 김씨와 김 여사의 관계를 생각해 일종의 보험성이나 대가성 자금을 제공했다고 의심한다.
4개 계열사를 통해 35억을 투자한 HS효성의 경우 당시 언론을 통해 조 부회장의 불법적 경영 행태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특검팀은 조 회장이 당국의 선처를 기대해 IMS에 투자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집행으로 오전 10시로 예정된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특검 출석도 오는 4일로 미뤄졌다.
기업들 전체 투자금 중 김씨의 차명회사로 알려진 이노베스트코리아의 IMS모빌리티 지분(구주)을 매입하는 쓰인 46억원의 행방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이 자금이 김씨를 거쳐 김 여사 측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해 현지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검팀은 김씨의 신병을 확보하고자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김씨의 아내 정모씨는 지난달 23일 특검팀 조사에 출석해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실소유주가 김씨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집사 게이트 투자와 관련해 지금까지 한국증권금융,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 JB우리캐피탈, 경남스틸, 신한은행, 유니크, 중동파이넨스(현 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1차 주가조작 주포인 이정필씨로부터 2022년 6월∼2023년 2월 25차례에 걸쳐 8천여만원을 받고 그가 형사재판에서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고 말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