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지역 내수면은 민물가마우지라는 ‘검은 군단’과의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포획 허용, 포상금 지급 등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의 답은 명확하다. 잡아도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포획만으로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전국 최초로 포획포상금 제도를 시행해 지난해에만 1,200마리를 잡았다. 그러나 전체 개체 수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현장 엽사들은 실효성을 문제 삼는다. 도심과 관광지 인근에서는 총기 사용이 어려워 사실상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한계다. 전문가들은 ‘광역 포획 허가제’와 ‘실비 지원’을 제안한다. 활동 경비를 지원해 참여를 늘리고, 행정구역을 넘나드는 조류 특성을 고려해 유역 단위의 허가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드론과 원격탐사 장비를 활용해 개체수와 피해 현황을 데이터로 축적해야 한다. 신고와 추정에 의존할 경우 정확한 관리 자체가 불가능하다.

민물가마우지가 번성한 근본 원인이 하천의 인위적 변화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장기적으로 일부 보 철거, 수위 조절을 통한 유속 회복 등 하천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도 방법이다. 강원특별자치도가 간담회를 통해 어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지만, 이제는 더 체계적인 민관 협의체가 필요하다. 도청, 시·군, 어업인, 엽사, 환경단체, 연구자가 모두 참여하는 ‘민물가마우지 관리 협의체’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또 주민과 낚시인들이 직접 피해 상황을 제보할 수 있는 시민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빅데이터로 관리하면 행정의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포획, 장기적으로는 생태계 복원과 공존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헌우 춘천교대 과학교육과 교수는 “민물가마우지 포획에 나서면 번식지를 떠나 소규모 집단으로 파편화된 민물가마우지들이 더욱 개체 수를 늘려 생태계 파괴가 지금보다 가속화될 것”이라며 “민물가마우지와 생태계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기자·한림대미디어스쿨=박경현, 손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