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부=DMZ라는 말조차 낯설어진 시대, 화천군과 강원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백일장은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깊은 일이다. 그에 반해 일반부 참가자 수가 예상보다 적은 일은 좀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첫 회로서의 출발이라는 점을 상기하자면 괜히 낙담할 이유는 없겠다. DMZ라는 공간을 갖고 있는 화천군의 지리적 한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확장도 관심을 가질 법하며, 글은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DMZ라는 존재가 규정하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 대한 천착이 부족해 안타까웠다. 풍광에 매몰되지 않은 자신의 날카로운 눈을 벼리어 가는 일이 글쓰는 이들의 소임이겠다. 많은 작품 중에서도 소박하지만 마음을 드러내는 글에 손이 갔다.
◇학생부=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된 DMZ 문학캠프와 DMZ 백일장에 참여한 학생들이 의외로 분단이나 평화 등등의 현실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어른세대인 모두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듯하다. 산문들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를 꼽는다면, 한 걸음 한 걸음 우리가 함께 걷는 것이라고 본다. 이는 서로를 이해하며 진행되어야 한다. 운문 부문에서는 전반적으로 시의 형식에 대한 공부도 필요해 보인다는 점이 지적됐다. 시에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모호한 부분이 눈에 많이 띄어 아쉬움이 남았다. 따라서 주제를 설정하고 그것을 뼈대로 자기만의 생각을 끝까지 이어나가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군장병부=군장병들의 생각과 생활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국가수호를 위해서 헌신하는 군장병들에게 진정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민족 분단의 상처와 아픔을 최전방에서 시시각각 체험하고 있는 군장병들의 작품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작품 심사에서는 ‘바람길과 경계’라는 시제를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흥미롭고 힘찬 이야기를 지은 작품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주었다. 또한 구호나 선언에서 머무는 글보다는 사소하고 소박하더라도 자신이 발디딘 현실을 성실하게 응시하는 작품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운문 부문의 경우 자신만의 질문을 품고 이 질문을 시로 승화하고자 애쓴 노력이 보이는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