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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제5회 DMZ 문학상] 심사평

“일반적인 평화 넘어 내면화하는 데 성공”

◇일반부=기성 문인 참가가 가능한 ‘일반부’는 쉽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 많아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심사위원들은 평범한 글은 존재의 의미가 약하다는 전제하에, 단순히 얌전하게 쓰인 글보다 ‘독하게’ 쓰인 작품에 주목했다. 독하게 쓰인 글 속에는 통찰과 경험, 그리고 수많은 정보가 밀도 있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응모작들은 20대 청년 세대부터 70대 노년 세대까지 폭넓게 분포해 각 세대의 체험과 상상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세계를 펼쳐 보였다. 기성세대가 직접적인 전쟁의 상흔과 이산의 아픔을 다루려 했다면, 젊은 세대는 분단의 원인과 그 해결을 문학적 상상으로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 특히 수상작들은 일반적인 평화나 경계, 혹은 상식을 뛰어넘어 DMZ라는 주제를 글로써 내면화하는 데 성공했다.

◇학생부=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들이 DMZ 문학상에 응모한 경험은 전쟁의 비극과 평화의 소중함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자신만의 섬세한 표현과 수준 높은 작품들은 한 작품에 오래 머무르면 공들여 썼음을 느끼게 한다. 산문부 응모작은 전쟁과 분단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개인의 일상과 감정의 층위로 끌어와 해석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많은 작품들이 DMZ를 자기 삶의 문제로 재구성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서사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사실적 묘사를 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다만 일부 작품은 DMZ라는 주제를 설명적으로 접근해 메시지가 과도하게 전면에 드러난 아쉬움도 있었다.

◇군장병=올해 문학상 공모에서 특히 주목을 끈 부문이 ‘군장병부’ 응모작들이었다. 응모 편수도 많았지만, 응모작들의 내용과 문학적 밀도가 놀랍도록 다채롭고 수준 높았다고 평가되었다. 민족 분단의 비극과 첨예한 대치의 긴장감 속에 근무하는 군장병들의 사유는 현장감을 기반으로 생생하면서도 깊이가 있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철책선에서 근무하는 군장병들의 실감나는 글들을 읽을 수 있어 반가웠다. 밤의 철책선을 오가며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글을 썼을 것이라 생각하니 뭉클한 감동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만, 심사 과정에서는 어떤 글들은 너무 설명적으로 흐르고 있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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