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잦은 눈·비에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을 기록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도로위의 불청객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이모(35)씨는 16일 아침 자가용을 몰고 출근하다 신호대기 중이던 앞차를 받을 뻔했다. 평소처럼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차가 미끄러지면서 앞차 앞에서 겨우 멈춰섰기 때문이다.
이처럼 밤사이 도로면이 얼었음에도 평소처럼 운전할 경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앞서 지난 3월 태백에서는 K5승용차가 언 도로에 미끄러지면서 차량 4대와 부딪쳤다. 지난해 11월에는 원주시 호저면에서 퇴근 시간에 차량 53대가 연쇄 추돌했다. 두 사고의 원인으로 블랙아이스가 지목된다.
블랙아이스는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나 비가 다시 얇게 얼어붙는 것을 뜻한다. 평범한 도로로 보이지만 일반 도로보다 10배 가량 더 미끄러워 추돌 사고의 주범으로 꼽힌다.
특히 강원지역은 눈·비가 잦아 블랙아이스 발생위험이 높은데 오전 6시부터 10시 사이에 결빙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실제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도내에서 도로 서리·결빙으로 총 18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317명이 부상을 당했다.
연도별로 서리·결빙에 의한 교통사고 건수는 2020년 28건, 2021년 66건, 2022년 30건, 2023년 33건, 2024년 24건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과 경찰, 자치단체 등은 블랙아이스 취약지역에 대한 대비를 당부하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겨울철 안전 운전을 위해서는 결빙이 의심되는 구간에서 평소 대비 20~50% 감속 운전하고 차간거리를 평소보다 2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상청은 지난 15일부터 도로위험 기상정보와 도로기상 관측 자료를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도로위험 기상정보는 ‘도로 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와 ‘도로 가시거리 위험정보’로 나뉘고 300m 앞 결빙 위험 구간에 음성 안내에 의한 네비게이션 앱과 도로전광표지판을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