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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경기 불황에 6개월도 못 버텨” 강원지역 자영업자 단기 폐업 급증

창업 6개월 미만~1년 만에 문을 닫는 단기 폐업자 3,000명 달
소비위축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및 매출부진 등 주요 원인

강원일보

올해 2월 춘천에 배달 양식집을 오픈했던 A(43)씨는 지난 7월 폐업을 결정했다.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가게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A씨는 “주변에서 1년 만에 문닫는 가게를 종종 봤는데 내 얘기가 될 줄 몰랐다”며 “주문건수가 하루에 10건도 안되는 날이 많아지면서 더 손해를 보기 전에 폐업을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말 원주에서 문을 열었던 한 디저트 카페도 1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고객 B(35)씨는 “자주 가던 카페였는데 점점 휴업을 하는 날이 늘더니 임대 문의가 붙었다”며 “집 근처 영업장들 중에서 1년이 되기 전에 폐업하는 업체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강원지역 자영업자 중 창업한지 1년도 안돼 문을 닫는 단기 폐업이 코로나 팬데믹 당시 보다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개업 후 1년도 안돼 폐업한 자영업자가 3,545명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1년(1,163명)의 3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음식업(915명), 서비스업(403명), 건설업(367명) 등의 업종이 타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도내 자영업자들이 1년을 못 버티고 폐업한 이유로는 소비 위축으로 인한 매출 부진을 가장 많이 꼽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상반기 실시한 '2025년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강원권 단기 폐업 자영업자들 83.8%가 “수익성 악화 및 매출부진으로 폐업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하반기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발행, 자영업자 구하기에 나섰지만 한번 닫혔던 소비자들의 지갑은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폐업자영업자들은 매출 부진의 원인으로 ‘내수 부진에 따른 고객 감소’(67.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물가상승으로 인한 원재료비 부담’(40.3%), ‘임대료 관리비 등 고정비용 상승’(38.7%) 등의 순이었다.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급증하며 강원신용보증재단이 올해 대신 갚아준 도내 소상공인 대위변제액이 3년 새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77억2,500만원이었던 대위변제금액은 올해(1~10월) 812억1,800만원으로 뛰었다.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으면서 상가 공실률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강원지역 집합상가 공실률은 전년보다 1.1%포인트 늘어난 17.5%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22년 이래로 가장 높았다.

황규복 강원도자영업자총연합회 이사장은 “강원지역에는 영세 사업자들이 많아 단기 폐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세 자영업자들과 같은 간이과세자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촘촘한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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