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기후위기의 시대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은 예측 범위를 벗어나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으며, 기후재난은 이미 강원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매년 크고 작은 산불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데다 국지성 집중호우와 장기 가뭄이 교차하는 ‘극단적 기후’가 일상화되면서, 재난 대응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도내 대형 산불은 지난 2022년과 이듬해인 2023년에만 강릉과 영월 등에서 총 다섯 차례 발생해 7,327㏊에 달하는 산림 피해를 남겼다.
또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가뭄 피해는 9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강수량 부족뿐 아니라 고온과 증발산 증가 등 복합적 현상을 동반하며 짧은 기간에 급격히 진행되는 돌발 가뭄이 39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강릉은 108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국가 재난사태가 선포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이러한 기후재난이 앞으로도 반복되고, 피해 규모 또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기후위기 극복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도내 수계 상류의 지천과 지류 전반에 소규모 댐과 저류시설을 체계적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2021년 기준으로 도내에는 국가하천 8곳, 지방하천 246곳, 소하천 2,483곳이 존재하지만, 현재의 수자원 관리 체계는 대형 댐과 하류 중심의 대응에 치우쳐 상류에서 발생하는 물 문제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수계 상류의 물을 제때 관리하지 못한 채 하류에서만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기후위기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소규모 댐과 저류시설 조성에 대해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과거 일부 개발 사업이 생태계 파괴와 주민 갈등을 초래했던 경험을 고려할 때 충분히 경청해야 할 지적이다.
그러나 필자가 제안하는 소규모 댐은 친환경 설계를 통해 생태계 단절을 최소화하고, 건천화된 하천에 안정적인 유량을 공급해 수생태계 회복에 기여하는 방식이다.
갈수기 하천의 건천화를 막을 수 있는 수계 상류의 안정적인 용수 확보를 위한 소규모 댐 조성 및 필요성에 대해선 도민 상당수가 동감(同感)하는 사안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공감과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도민들은 그동안 수도권 식수원 및 상수원 보호 등의 이유로 각종 개발 제한을 감내해 왔다.
그런 만큼, 이제는 일방적인 희생이 아닌 안전과 삶의 질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돼야 한다.
소규모 댐은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농업용수 확보는 물론 산불 진화 및 생활용수까지 제공하며 실질적인 혜택을 지역에 환원할 수 있는 등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최상의 방안이다.
여기에 주민 참여형 관리와 지역 일자리 창출, 수변 공간 활용이 병행된다면 갈등이 아닌 상생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재해 발생 이후 복구에만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환경과 공존하고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소규모 댐 조성은 예방 중심의 수자원 정책으로 나아가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강원 전역의 수계 상류부터 물을 지혜롭게 관리하는 일은 기후위기 시대를 대비하는 책임 있는 선택이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