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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지역 소멸 부추기는 서울의 ‘똘똘한 집 한 채’ 심리

서울과 강원의 집값 격차가 커지면서 강원도민의 서울 부동산 구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 거주자의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매수 건수는 1,296건으로 전년 대비 37.7% 늘었고, 2023년 대비로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한강 벨트’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진다. 지역에 거주하면서도 타 지역, 그것도 서울의 핵심 부동산에 눈을 돌리는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투자 행위를 넘어 강원지역의 인구·경제 구조에 심각한 균열을 예고한다.

이러한 이탈 흐름은 ‘똘똘한 한 채’ 선호 심리와 규제 강화 전 막차 수요가 겹친 결과로 해석되지만, 그 이면에는 서울과 지방 간 주거 안정성, 자산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 격차가 깔려 있다. 실제로 2025년 서울 아파트값은 8.13% 상승한 반면 강원도는 1.1% 하락했다. 특히 강남 3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은 무려 14.35% 치솟았다. 이처럼 주택자산의 수익률 차이가 확연한 상황에서 수도권에 집중되는 투자 흐름은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지역 부동산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과 맞물리며 지역 소멸을 가속화한다는 점이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강원지역 인구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수요마저 외부로 빠져나간다면 강원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수요 기반을 상실하고, 가격 하락은 물론 미분양 증가, 지역경제 침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다. 이제 지역 정부는 서울과의 격차를 단순히 시장 논리에 맡길 것이 아니라, 지역 내 부동산의 매력도를 높이는 근본적 처방에 나서야 한다. 청년과 중산층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확충, 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또한 도내 주요 도시에 대한 차별화된 주거·경제 정책을 통해 각 지역의 고유한 경쟁력을 키워내지 않으면 안 된다. 도내 부동산을 단순히 값싼 대안으로가 아니라, 삶의 질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선택지로 만들어야 한다. 지방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역할도 중요하다. 수도권 과밀 억제를 위한 강력한 분산 정책과 함께, 광역교통망 확충, 지방 정주 인센티브 강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세제 형평성 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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