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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25년 멈춘 강릉수력발전소의 재가동을 묻다

수질오염 논란으로 가동 멈췄지만 도암댐 수질 개선된 상황
재가동 시 연간 발전수입액만 209억원, 지역경제에 큰 도움
해법으로 떠오른 양수발전, 부가효과 감안하면 검토할만해

◇평창 도암댐. 도암댐을 활용한 수력발전이 25년째 중단된 가운데 양수발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강릉시 성산면 오봉리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강릉수력발전소는 1991년 6월 준공된 유역변경식 수력발전소다. 평창 도암댐의 물을 도수터널을 통해 끌어와 강릉 남대천으로 방류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다. 하지만 남대천 수질오염 논란으로 2001년 3월 가동이 중단된 이후, 무려 25년째 멈춰 서 있다.

최근 방문한 강릉수력발전소의 발전설비들은 모두 멈춰 있었다. 발전이 중단되면서 근무하는 직원의 수도 줄어 인기척조차 느끼기 힘들었다.

이와는 달리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신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이 커지면서 강릉수력발전소의 재가동 필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기존 수력발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양수발전’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며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도암댐 수질 과거와 다르다”=발전 중단의 핵심 원인이었던 도암댐 수질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김범철 강원대 환경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강원포럼’을 통해 “아직도 홍수 시 탁수가 발생하고 녹조현상도 발생하지만 그 농도는 한강 수계 다른 댐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수질 문제를 이유로 도암댐 발전을 중단하는 것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도암호 유역의 주요 오염원은 크게 줄었다. 축산농가는 2000년 170개소에서 2024년 35개소로 크게 감소했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생활하수 처리시설 등 수환경 인프라도 개선됐다. 이에 따라 일부 수질지표들은 수도권 생활용수인 팔당호보다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는 등 수질 개선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많은 돈을 들여 지어진 강릉수력발전소는 25년째 멈춰 있는 상태다. 강릉=권순찬기자

■재가동 시 기대효과=강릉수력발전소에서는 연간 약 1억8,000만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4만3,000가구(4인 가구 기준)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양이며, 연간 약 4,400만ℓ(220억원 규모)의 유류대체 효과가 있다. 한수원이 자체계산한 연간 발전수입액은 209억원에 달한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크다. 발전 재개 시 지역세수 2억원, 지원사업비 8억원 등 연 10억원 이상의 재정 효과가 예상되며, 평균 연봉 7,000만원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도 최소 50개 이상 창출될 전망이다.

반대로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은 이미 막대하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가 2018년 수행한 ‘도암댐 활용방안 연구용역’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발전 중단으로 인한 직간접적 손실은 약 3,250억원에 달한다. 박 교수는 “이미 발전소 건설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기 때문에 매몰비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재가동은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발전 시 하루 약 35만톤의 물을 강릉에 공급할 수 있다. 지난해 가뭄 당시 강릉시 하루 물 사용량(약 7만톤)의 5배에 달하는 양으로, 안정적인 용수 확보 차원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크다.

◇강릉수력발전소를 양수발전 방식으로 재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법으로 떠오른 ‘양수발전’=문제는 이해관계다. 강릉시는 방류수로 인한 남대천 수생태 영향에 우려를 표하고 있고, 정선군은 본 수계 수량 감소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을 완화할 대안으로 양수발전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양수발전은 남는 전력을 활용해 물을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렸다가 필요할 때 다시 발전하는 방식으로, 수질과 수량 문제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높은 건설비로 경제적 타당성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발전 재개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 및 효율적 물이용 등 부가효과를 감안하면 충분히 검토 가능한 방안이라는 분석이다.

전만식 전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발전 방식과 관계없이 수력발전은 가장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이라며 “도암댐을 활용한 발전은 영동지역의 물 안정성 확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결단 필요”=발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은 수년전부터 재가동을 요구하고 있다. 김청운 성산면 번영회장은 “발전소가 재가동되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인 만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25년간 멈춰 선 강릉수력발전소.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이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단이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동이 중단된 강릉수력발전소 발전기. 강릉=권순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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