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대전·충남의 통합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 발의를 앞두고 최대 300여개에 달하는 특례를 담을 것으로 알려지며 지역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통합 시에는 연간 4조원에 달하는 재정 지원,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 등 전례 없는 혜택이 예고되면서 기존의 특별자치도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강원특별자치도는 2023년 출범 이후 두 차례 법 개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84개 조문에 불과한 법적 틀에다 현재 계류 중인 3차 개정안도 16개월째 국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명백한 역차별이다.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의 특별법 초안은 각각 250개, 300개의 조문을 담고 있으며, 특례만도 150개에서 3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원특별자치도의 특례는 상대적으로 빈약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들 통합특별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국방, 바이오, 수소 등 강원이 중점 육성 중인 7대 전략산업과 상당 부분 중첩되는 산업 분야에서 보다 막강한 행·재정 특례를 포함하고 있어, 산업 육성 경쟁에서도 강원자치도가 밀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교육 특례이다. 대전·충남 통합특별법에는 시·도교육감에게 영재학교나 특수목적고 설립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 있어, 인재 유치 경쟁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강원자치도는 수도권과의 거리, 인구 구조 등으로 인해 원천적으로 인재 확보가 어려운 여건인데 교육 관련 특례마저 미흡하다면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생존마저 버거워진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법·제도적 불균형이 강원자치도만의 외침으로 끝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는 강원특별법 개정안 심사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고, 정부 또한 새로운 통합특별시 구상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사이 강원도는 특별자치도라는 명칭만 얻었을 뿐, 실제 내용은 여전히 중앙정부의 지시를 따르는 지방자치단체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별’이라는 말이 껍데기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강원자치도는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자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라도 강원특별법의 3차 개정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시·군 번영회와 시장·군수 협의회가 한목소리로 개정을 촉구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강원자치도는 단지 지역의 정체성이나 명예를 위한 기획이 아니다. 이는 강원자치도가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한 축으로 살아남기 위한 구조적 개혁이며,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과제다. 정부와 국회는 통합특별시만을 위한 ‘몰아주기’식 입법을 중단하고 이미 출범한 특별자치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그 바탕 위에서만이 실질적인 자립과 성장, 나아가 진정한 지방시대를 구현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