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는 취지의 미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대책 회의를 여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글로벌 10% 관세를 발표하는 등 상황이 계속해서 변하는 데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판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21일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청와대는 이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주재로 유관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었다. 재정경제부와 산업통상부도 발 빠르게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일정 부분 예견되는 상황이었던 만큼 크게 동요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도 읽힌다.
지난해 11월 연방대법원 구두 변론에서 대법관 다수가 행정부의 논리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위법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은 일찌감치 제기됐었다.
청와대 역시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로 할 경우 예상되는 미 행정부의 조치와 후속 시나리오를 사전에 면밀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측도 패소할 확률이 있기 때문에 비상 계획이 있었을 것이고 우리도 대응할 수 있는 것을 나름대로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후에도 섣불리 움직이기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주시하며 전략을 세밀하게 조정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신중모드'에는 연방대법원 판결에도 미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적 조치가 여럿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대법원판결 뒤 기자회견에서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경북 포항에서 열린 국정설명회에서 "(관세 협상은) 법적인 이유만을 가지고 한 것은 아니고 양쪽의 무역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한 정치·경제 협상"이라며 양국 정부가 한 합의는 지키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참석자들이)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공청회 등 입법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자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