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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

중동 전쟁 확산 불안감…주가 폭락에 코스닥 서킷브레이커 발동

오전 11시 16분 33초부터 20분간 코스닥시장 거래 중단

◇4일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2026.3.4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 확산 불안감으로 4일 장중 코스닥지수가 8% 넘게 폭락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1시 16분 33초부터 20분간 코스닥시장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코스닥 지수가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하는 서킷브레이커의 발동요건을 충족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거래가 일시 중단됐으며, 주식 관련 선물·옵션 시장의 거래도 중단됐다.

코스닥 지수는 발동 당시 전 거래일보다 92.33포인트(8.11%) 내린 1,045.37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11시 6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396.51포인트(6.85%) 급락한 5,395.40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장중에는 한때 5,382.14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개장 직후에는 코스피200선물 급락에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발동됐다.

미국과 이란 전쟁 발발 여파로 지정학적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가 하방 압력을 받는 분위기다.

이에 현재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보다 9.57% 급등한 69.01을 나타내고 있다.

한때 69.06까지 올라 2020년 3월 19일(71.75)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679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5천846억원, 4천281억원 매수 우위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2천582억원 '팔자'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5.07%)가 급락해 18만원대로 내려섰으며, SK하이닉스(-3.09%)도 91만원대로 밀려났다.

아울러 현대차(-8.24%), 기아(-9.43%) 등 자동차주와 LG에너지솔루션(-5.98%), 삼성바이오로직스(-5.41%),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34%), HD현대중공업(-7.88%)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다수가 급락 중이다.

LIG넥스원(7.41%), 풍산(3.68%) 등 일부 방산주와 S-Oil(13.09%) 등은 상승 중이다.

업종별로 보면 화학(-5.46%), 제약(-6.41%), 전기전자(-4.67%) 등 대다수 업종이 내리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4.21포인트(7.40%) 내린 1,053.49다.

지수는 전장보다 25.62포인트(2.25%) 하락한 1,112.08로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에코프로(-8.54%), 에코프로비엠(-7.82%), 알테오젠(-6.66%), 삼천당제약(-5.84%), 레인보우로보틱스(-8.21%) 등 시총 상위 대다수 종목이 하락 중이다. 원익IPS(0.32%), ISC(0.17%) 등은 소폭 오르고 있다.

◇4일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2026.3.4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란 사태라는 암초에 부닥친 코스피가 이틀 연속으로 급락하면서 외국인의 지속적 순매도에도 지수를 떠받치던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는 모양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이 일부 해소됐다면서 현시점을 투자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으나, 일각에선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4일 오전 9시 45분 기준 실시간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19배로 글로벌 경기침체 당시 펀더멘탈 진바닥인 -1sd(표준편차)권 9.1배 수준에 근접했다"면서 "중동 전쟁에 볼모 잡힌 답답한 국면인 것은 사실이나, 지금은 두려움보다 용기가 미덕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군사력이 거의 바닥난 것으로 보이는 이란의 막판 저항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에너지 쇼크라는 근본적인 위험은 해소되지 않았다"면서도 "과거 지정학적 위험은 지나고 나면 늘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아주 멀리 있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미국 변동성지수 VIX가 27포인트까지 올랐다. 역사적 평균의 +1 표준편차 수준인데, 30~40포인트 대에서 주가 바닥의 확률이 꽤 높다"고 짚었다.

예컨대 작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른바 '해방의 날' 당시의 VIX 수준이 40∼50포인트 수준이었다는 게 허 연구원의 지적이다.

허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코스피의 고점 대비 하락폭은 10% 내외였다. 2022∼2023년 미국 긴축으로 전 세계 증시가 하락했을 때 30%와 해방의 날 당시 20%를 제외하면 8∼15%를 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재는 전망보다는 대응이 유효한 시점으로 보인다"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TV 화면 속 트럼프 대통령

그는 "1월 24%, 2월 19.5%의 급등을 이어오면서 단기과열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전날의 7%대 낙폭은 지난주 코스피 급등(+7.5%)을 되돌린 수준이고 유럽, 일본 증시의 낙폭도 지난달 중순 저점 수준으로 복귀한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중동 사태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급의 악재로 받아들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이후 코스피는 같은 해 9월 30일 바닥을 확인할 때까지 20.7%의 누적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블랙스완 급으로 예상치 못했던 이벤트였으며, 이번 중동 사태는 1월부터 시장에 지속해 노출됐던 잠재적인 악재가 현실화한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한 연구원은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더 나아가 2022년 당시에는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이 2022년 22월 +33%에서 같은 해 말 -11%로 둔화하던 시기였으나, 현재는 2025년 12월 +38%에서 2026년 2월 +108%로 이익 모멘텀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1분기 실적 시즌 이후에도 상향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중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더해 정부의 증시 지원 정책, 올해 몇 차례 조정 당시 성공한 전력이 있던 조정 시 매수 수요 등을 감안 시, 지수 추세 하락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현시점에서 투매에 동참하는 성격의 비중 축소 전략보다는, 기존 포지션 유지 혹은 낙폭과대 주도주 매수 전략의 실익이 더 클 듯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가격결정력은 PER보다 환율·외국인·변동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1,480원대에서 고착되지 않고 되밀리고, 외국인 매도 속도가 둔화되며, 에너지 가격이 추가 급등에서 안정으로 전환되는 세 조건 중 두 가지가 확인될 때부터 밸류 하단은 실제 하방경직성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환율 고착과 선물매도 재확대가 동반되고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밸류에이션이 하단 구간에 접근해도 하방 테스트가 한 번 더 열릴 수 있다"고 노 연구원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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