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봄기운이 묻어나는 3월, 춘천 의암호 일대가 시민들을 맞을 채비를 마쳤다.
10일 오전 찾은 소양강처녀상 앞. 작업자 4명이 구명 로프조끼를 착용한 채 분주히 움직였다.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소양강처녀상의 ‘목욕날’을 맞아 높이 12m에 달하는 동상 세척 작업이 진행됐다. 철구조물 위로 올라간 작업자가 동상 얼굴을 향해 고압세척기를 쏘자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었다. 겨우내 내려앉은 미세먼지와 거미줄, 새 배설물이 한꺼번에 씻겨 내려갔다. 햇빛을 받은 동상은 물기가 마르며 다시 청동빛을 되찾았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물청소처럼 보이지만, 조형물 세척은 재질과 구조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하는 작업이다. 30년 동안 건물 외벽과 유리, 석재 등을 관리해 온 김성렬(59) 작업자는 세정제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소양강처녀상도 약품을 네번 정도 바꿔가며 재질에 맞는 세정제를 찾았다”며 “옷주름이나 손 관절 사이 접합면까지 깨끗하게 닦아내기 위해 고압세척을 여러차례 반복한다”고 말했다.
소양강처녀상 청소를 끝으로 지난 6일부터 진행된 의암호 일대 경관 정비작업도 마무리됐다. 새 단장을 마친 의암호 스카이워크와 쏘가리상 역시 봄 손님맞이에 들어간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들은 말끔해진 소양강 일대를 바라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원용하 ㈜백두종합관리 대표(57)는 “청소는 일이 끝난 이후 결과물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뿌듯함이 배가 된다”며 “젊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이라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보람과 사명감으로 30년째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소양강처녀상을 올려다봤다.
매일 오전 소양강 인근을 산책한다는 안관수(69)씨는 “매일 보던 동상이지만 청소를 마치고 나니 빛이 더 살아난 것 같다”며 “올봄에도 춘천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져 의암호 주변이 다시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