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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2조7천억 조기 발주, 지역경제 회생 마중물로

강원자치도 전체 건설 발주 건수 94% 차지
2026 강원건설건축박람회, 활기 불어넣어
도내 기업들, 친환경 공법으로 승부 걸 때

강원특별자치도 건설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감돌고 있다. 지난 25일 춘천 봄내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2026 강원건설건축박람회’와 ‘건설공사 발주계획 설명회’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위축된 지역경제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올해 도내 공공기관들이 내놓은 3조7,784억원 규모의 발주 계획은 고물가와 고금리로 신음하던 도내 건설인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의 지표’가 되고 있다. 이번 설명회의 핵심은 물량 확보를 넘어선 ‘속도전’과 ‘정보의 투명성’에 있다. 강원자치도는 전체 발주 건수의 94%, 예산의 73%를 상반기 내에 조기 집행(2조7,408억원)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는 건설산업이 지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강원자치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공공 부문이 선제적으로 돈의 흐름을 만들어 민간 부문의 침체를 상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건설업은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자재, 장비, 식당 등 연관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막강하다. 따라서 상반기 집중 발주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까지 온기를 전달하는 확실한 처방전이 될 것이다. 기관별 면면을 살펴봐도 기대감은 높다. 인제군의 신청사 건립사업(584억 원)을 비롯해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의 도로 정비, 도교육청의 원주교육지원청사 이전 신축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대기 중이다. 과거 업체들이 각 시·군과 유관기관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확인하며 정보를 수집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애고 한자리에서 핵심 정보를 공유한 점은 행정의 문턱을 낮춘 고무적인 변화다. 테라텍㈜, 스마트이앤씨㈜ 등 도내 우수 업체들이 자신들의 신기술을 선보이며 판로 확대에 나선 모습은 강원 건설의 경쟁력이 단순 시공을 넘어 기술력 중심의 강소기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대규모 발주 계획이 발표되었다고 해 곧바로 지역경제의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지역 업체 수주율 제고’를 위한 실효성 있는 장치가 수반돼야 한다. 대규모 공사의 경우 자칫 외지 건설사들의 잔치로 끝날 우려가 있다.

분할 발주 검토나 지역 의무 공동도급 비율의 극대화 등 도내 중소 건설사들이 실질적으로 낙찰받을 수 있는 세밀한 행정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건설 현장의 안전과 품질 확보다. 조기 집행이라는 속도에 치여 부실시공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또 기술 혁신을 향한 기업들의 자구 노력이다. 이번 박람회에서 확인되었듯, 이제는 가격 경쟁력이 아닌 ‘신기술’과 ‘친환경 공법’이 수주의 성패를 가른다. 도내 기업들은 이번 발주 설명회를 수주 기회로만 볼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건축 트렌드에 맞춰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강원건설건축박람회는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도내 건설사가 성장하고 그 낙수효과가 주민의 지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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