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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늑구 탈출’ 셀프 감사 논란⋯철조망 접근 못하도록 전기 흘렀다는데 어떻게 빠져나왔는지 파악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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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오월드에서 탈출했다 9일 만인 지난 17일 생포돼 돌아온 늑대 ‘늑구’가 20일 오후 2시 닭고기와 소고기 분쇄육을 먹다가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다. 2026.4.20 [대전오월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 있던 늑대 ‘늑구’ 탈출 사고와 관련해 운영 주체인 대전도시공사가 자체 감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는 지난 8일 늑대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고 탈출한 ‘늑구’ 사태와 관련해 자체 감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늑대들이 철조망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전기가 흘렀다고 하는데, 어떻게 늑구가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대전 오월드를 탈출한 늑대 ‘늑구’가 탈출 9일 만인 지난 17일 0시 44분께 대전 중구 안영동 안영IC 인근에서 포획됐다. 2026.4.17 [대전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굴을 파는 습성이 있는 늑대의 생태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당초 이번 사태의 원인 파악과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해 대전시에서 종합감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도시공사에서 자체 감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국영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번 (퓨마 탈출) 사례를 보면 대전시에서 종합감사해 책임자를 처벌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2018년 9월 오월드에서 직원이 동물사 청소 후 출입문을 제대로 잠가놓지 않은 틈을 타 퓨마 ‘뽀롱이’가 탈출, 결국 생포하지 못하고 사살한 바 있다.
대전시 감사관실은 즉시 감사를 벌여 오월드 측이 사육장 청소와 하루 근무조 구성 인원 내부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 오월드 원장과 동물관리팀장에게 중징계, 실무직원에게는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대전시는 “이번엔 퓨마 사태 때와 다르다”며 선을 긋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당시에는 인력 관리 등에서 명백히 잘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언론 보도 내용 등으로 볼 때 직원들 복무 등과 관련된 것은 아니고 안전 쪽이 미비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시에는 저희가 기관 종합감사를 하는 김에 오월드에 대한 특정감사를 같이 했던 상황이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도시공사 측은 “아직 감사 주체나 일정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대전시가 아닌 오월드를 운영하는 도시공사가 이번 사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다면 결국 ‘제 식구 감싸기’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장기간 휴장에 따른 영업손실이나 입점업체 피해 보상 등 예산 낭비 부분은 자체 감사로는 규명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정국영(왼쪽)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포획된 지난 17일 대전 오월드 앞에서 사과문을 읽고 있다. 정 사장은 “혼란을 야기하고 시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2026.4.17. 연합뉴스.

이와 함께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소재를 밝히기도 전에 대전시가 ‘캐릭터’ 만들기 등 마케팅만 앞세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20일 주재한 주간업무회의에서 늑구를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패밀리’의 신규 캐릭터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전오월드도 공식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늑구 상태를 공유하는 등 ‘위험그룹’에 해당하는 늑대의 탈출로 시민을 불안하게 한 데 대한 반성 없이 화제성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송송이 활동가는 “늑구가 안정을 취하고 있다, 소고기를 먹고 있다며 실시간 중계하는 등 동물을 구경거리와 돈으로 치환하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야생 동물들의 전시 환경 개선과 동물원의 근본적인 기능 전환이라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사건을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른 ‘안전관리 의무 위반 사항’이라고 판단하고 오월드에 사건 원인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책을 담은 조치계획서와 완료보고서를 관할인 금강유역환경청에 통보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재발 방지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관련 시설은 사용이 중지된다.
동물원수족관법은 “동물원 운영자 또는 근무자는 보유 동물이 사람의 생명·신체·제산에 위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기후부는 오월드에 더해 전국 121개(공영 26개·민영 95개) 동물원 전체 동물 탈출 방지책과 관람객 안전관리 현황 등에 대한 점검도 실시한다.
또한 동물 탈출 방지와 관람객 안전 확보를 위해 ‘동물원 관리·사육 표준 지침서’와 ‘동물원 안전 관리 표준 지침서’도 손질한다.
기후부는 현재 2023년 12월 도입된 동물원 허가제에 따라 허가받은 동물원이 10곳에 그치는데 2027년 12월까지 동물원 90% 이상이 허가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동물원 허가제 도입 전부터 있었던 동물원에는 2028년 12월까지 유예기간이 부여돼있다.
동물원을 평가하고 허가 요건을 검토하는 검사관은 2027년 35명, 2028년 40명으로 늘린다. 현재 25명의 검사관이 위촉돼있다.
기후부는 일부 동물원에서 ‘생태교육’을 명목으로 먹이 주기와 만지기 등 유료 체험 사업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실태와 관련, ‘동물원 전시동물 교육·체험 프로그램 지침서’를 개정해 근절하고 새로운 ‘동물복지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오월드 늑대 탈출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 안전관리 체계와 동물복지 기준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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