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의 정당성을 강조하자 국민의힘 등 야권은 3일 “오만한 사법세탁에 맞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처리를 앞둔 이 법안이 ‘이재명 대통령 죄 지우개 특검’을 도입하려는 것이라는 국민의힘의 공세를 차단하는 여론전에 주력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특검법은 감춰진 사실을 낱낱이 비추는 ‘진실 돋보기’”라며 “국민의힘의 죄 지우개 주장은 법안의 본질을 의도적으로 비틀어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 하는 저급한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특검법은 결코 범죄를 덮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라며 “조작 수사와 정치적 기소 의혹을 독립적으로 끝까지 규명하기 위한 제도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문 원내대변인은 재차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이 악의적인 비방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정작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할 대상은 국가 공권력을 사유화해 ‘정적 죽이기’와 ‘조작 수사’를 일삼아온 정치검찰과 이를 끝까지 비호한 국민의힘”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특검법(안)의 본질은 과거 정치검찰이 권력을 남용해 증거를 조작하고 없는 죄를 만들어낸 ‘국가 폭력’을 바로잡는 데 있다”며 “조작된 증거로 점철된 잘못된 기소를 바로잡는 것이 법치의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법안 발의 당시 이달 중 처리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현실적으로 지방선거 이전 국회 처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특검법안을 우원식 국회의장이 오는 7일을 전후로 한 시기에 본회의로 상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7일 본회의에는 개헌안 표결이 있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의 찬성표 없이 개헌안 통과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 의장은 국민의힘의 협조를 구하는 중이다.
지방선거 ‘격전지’에 출마하는 일부 여당 후보와 수도권 의원들이 지선 전 특검법안 처리 방안에 대해 우려하는 점도 민주당으로선 부담이다. 선거 전에 특검법안을 밀어붙이다가 중도층 표심이 이탈하거나 보수층 결집에 힘을 보탤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 수도권 출마자는 “왜 하필 지금 특검법안을 통과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표 하나하나가 중요한 상황에서 지도부가 현장에서 뛰는 후보들을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수도권 한 의원은 “특검법 처리가 중도층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도부가 세밀하게 전략을 못 짜고 아쉬운 선택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원총회를 거쳐 ‘지선 이후 특검법안 처리’로 의견이 모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검법안이 상정되더라도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맞선다면 민주당의 부담은 더 커진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를 종결하려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 소속 재적의원은 152명이다. 진보 정당과 무소속 의원 20명 이상이 찬성해야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
민주당이 지방선거 연대와 후보 단일화를 두고 조국혁신당·진보당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토론 종료를 위한 범여권 정당의 공조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공소취소 특검은 도둑이 경찰을 임명하는 격”이라며 “도둑이 임명한 경찰이 도둑의 범죄를 없던 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수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상당히 제한되는 건 인정하지만 숫자가 많다고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 대해서는 의석수와 상관없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내에서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어떤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필리버스터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오는 4일 의원총회를 열어 조작기소 특검법안의 문제점을 따지고 대응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정희용 당 사무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특검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남용된다면 이는 수사 중립성과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할 뿐”이라고 적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오직 ‘이재명 구하기’를 위해서라면 헌법도 법률도 상식도 누더기로 만들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라며 “대통령은 초현실적인 사법 파괴 시나리오에 대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직접 답하라”고 촉구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대통령 관련 재판을 무력화하려는 것은 민생과 경제, 지역발전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권력을 동원해 ‘사전 방탄막’을 치겠다는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도 죄를 지으면 감옥에 가야 한다’고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광화문에서 외쳤다”며 “그 원칙을 누구보다 강하게 외쳤던 당사자가 대통령이 된 지금, 대한민국 법치는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권영세 의원은 페이스북에 여당을 향해 “특검 통해 복잡하게 하지 말고 아예 국회에 수사, 기소 재판권을 다 가지고 결정할 수 있는 법을 만드는 게 어떻겠냐. 물론 공소취소권도 포함”이라고 적었다.
주진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여당의 헌법 개정을 언급하며 “현직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금지 규정을 넣을 것을 역제안한다”고 썼다.
부산 북갑 보선에 무소속 후보로 나선 한동훈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자기 유죄 판결을 막기 위해 ‘공소취소 특검’ 해서 ‘자기 사건 공소취소’하면 명백한 ‘탄핵사유’”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은 특검법안과 관련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 긴급 연석회의도 제안했다.
조응천 개혁신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포함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을 향해 “가장 빠르게 만날 것을 제안한다”며 “작금의 긴박한 비상시국에 선거는 오히려 한가로운 이야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후 관련 회의는 오는 4일 오찬으로 조율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와 개혁신당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 조응천 경기지사 후보가 참석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