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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중동발 유가 쇼크, 세밀한 민생 안정책 마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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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강원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를 기록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강원지방데이터지청이 발표한 ‘2026년 4월 강원 소비자물가동향''은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고물가 상황이 수치를 넘어 실질적인 민생 위기로 번지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중동 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이 도내 물가 전반을 강타하며 서민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이번 물가 상승의 주범은 단연 석유류다. 도내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무려 19.2% 치솟았다. 올 3월 상승률이 8.2%였음을 감안하면 한 달 사이 오름폭이 두 배 이상 커진 셈이다. 휘발유 가격은 20% 가까이, 경유는 30%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2022년 이후 가장 가파른 수치다. 석유류는 모든 산업의 혈관과 같다.

에너지 가격의 폭등은 물류비와 제조 원가 상승으로 직결되며, 결국 소비자 서비스 가격까지 끌어올리는 도미노 효과를 불러온다. 실제로 유가 인상의 여파는 교통과 여행 부문에서 제일 먼저 나타났다. 유류할증료가 뛰면서 국제항공료 상승률이 한 달 만에 0.8%에서 15.9%로 수직 상승했다. 해외단체여행비 역시 11.5%나 올랐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동차 수리비와 엔진오일 교체료 같은 필수적인 차량 유지비는 물론, 석유화학 재료를 사용하는 세탁료까지 줄줄이 인상됐다. 기름값이 오르면 단순히 주유소 가는 것이 무서워지는 수준을 넘어, 우리가 먹고 자고 입는 일상의 모든 행위가 비싸지는 ‘고물가 덫''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기후 여건 호조로 채소류 가격이 10% 이상 하락하며 밥상 물가 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가로 인한 전방위적 물가 압박은 농산물 가격 하락의 체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신선식품 가격은 계절적 요인에 따라 변동 폭이 크지만, 한 번 오른 석유류와 공산품, 서비스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을 지니고 있어 우려가 더욱 깊다. 특히 강원자치도는 지리적 특성상 물류 의존도가 높고 대중교통망이 수도권보다 취약해 자차 이용률이 높다. 유가 상승은 주민들에게 더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경제적 타격으로 다가온다. 장거리 이동이 잦은 직장인과 운수업 종사자, 농번기를 맞은 농업인들에게 지금의 기름값은 생계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중동 정세에 따른 유가 변동을 예의주시하며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이나 보조금 지원 확대 등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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