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가 내달 10일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노사 간 임금 교섭 결렬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28일 카카오에 따르면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사내 게시판에 올린 공지를 통해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밤까지 이어진 노사 간 임금교섭 2차 조정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노조가 다음 달 파업을 예고한 데 따른 입장 표명이다.
정 대표는 “협의가 길어지며 크루 여러분의 기다림 또한 길어지고 있는 점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아직 서로의 입장 차이를 충분히 좁히지 못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결국 카카오 안에서 함께 일하며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할 크루”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차이를 대화로 풀어가며 다시 하나의 카카오로 힘을 모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또 “회사 차원에서 안정적 체계를 수립하고 서비스 관점의 기준을 다시 세우며 함께 방향을 맞춰 나가야 할 때”라며 조직 개편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조직 운영 체계를 재정비할 방침이다.
기존 프로덕트 조직은 ‘카카오톡’과 ‘비즈니스’ 조직으로 이원화하고, 분산돼 있던 디자인 조직은 통합해 각 영역의 전문성과 협업 시너지를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진행한다.
특히 카카오톡 조직 내에 ‘유저 퍼스트(User First) 태스크포스(TF)’ 신설을 통해 이용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서비스 전반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여기에다 카카오톡 개편을 포함해 카카오의 프로덕트 조직을 총괄해온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내달 초 퇴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조직 정비 방향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세부적인 조직 개편을 점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 노사가 전날까지 임금·성과급 체계 등을 두고 교섭을 이어왔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자, 노조는 예고한 대로 내달 10일 성남 판교역 일대를 행진하는 집회를 연다.
노조는 조합원 1천200여명이 1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판교역 일대와 유스페이스를 행진한다고 분당경찰서에 신고했다.
카카오 본사 노조는 전날 경기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오후 11시까지 조정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조정이 중지됐다.
이에 카카오 본사 노조는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와 함께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날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조정 중지 결정 이후에도 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기다림과 인내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조합원들과 함께 6월 파업 투쟁을 본격적으로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번 조정 중지 결정이 회사와 구성원 간 신뢰가 무너져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노조는 “회사는 교섭이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에도 책임 있는 결단보다는 수동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라며 “교섭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며 교섭의 신뢰를 훼손했고 수차례 교섭대표 변경과 불충분한 수정안 제시로 대화의 연속성이 흔들렸다”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홍민택 CPO의 퇴사 소식도 언급하며 “홍민택 CPO는 카카오톡 업데이트의 부정적인 논란과 노사 관계에서도 근로감독을 촉발했지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사라졌다”라며 “카카오에는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 카카오 홍은택 대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대표 등 논란이 있었던 경영진들이 지금까지 수령한 보상 규모만 수백억이 넘는다”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는 구체적인 파업 투쟁 일정은 별도 채널로 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는 조정 절차 이후에도 노동조합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