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300만
기고

[강원포럼]호국보훈과 재향군인회의 역할

읽어주는 뉴스

이석원 강원특별자치도 재향군인회장

◇강원특별자치도 재향군인회장 이석원

 

해마다 6월이 되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나라를 지키려다 희생되신 호국영령들을 기리고 그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으려 마음들을 다잡는다. 대통령도 2026년 현충일 추념식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유가족에 대한 예우와 보상은 국가의 책무”라고 규정하고 “모두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하며 선열들의 정신을 기리고 합당한 예우를 다하는 것은 살아있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하였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 대해 유공자나 그 유족에게 보답을 한다는 보훈의 사전적 의미에 충실한 당연한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대통령이라는 직책의 무게감 때문인지 그 결연함이 느껴진다.

보훈은 반드시 받들어야 하는 소중한 덕목이다. 국가를 위해 자신을 던진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선진 국민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인 이회영 선생의 예를 들어보자. 선생의 6형제분이 현재 가치로 600억이나 상회한다는 가산을 모두 정리하여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떠나 모두 감옥이나 굶주림으로 돌아가셨다. 다섯째인 이시영 선생만이 유일하게 광복을 맞아 귀국하여 대한민국의 초대 부통령이 되어 청빈하게 사셨을 뿐이다. 독립운동가의 가족들도 이리 쫓기고 저리 쫓겨 동경유학이니, 미국유학이니 보냈을 리도 없고 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해방된 조국에서도 빈한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독립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 가족에게도 이어진 것이다.

대통령도 언급한 바와 같이 요즈음 친일 재산 환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아직 까지도 나라를 배신한 대가로 축재된 재산의 잔재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선열의 후손들은 고통 속에 어렵게 살아왔다는데 친일을 한 매국의 잔재들은 안온하게 잘도 살았다는 사실이 우리를 분노케 한다. 하지만 2차대전 후 나찌 점령 체제하에서 부역한 반역자들을 완벽하게 청산한 프랑스와는 달리, 해방 후에도 조국을 배신한 친일을 척결하지 못한 현실을 이제 와서 어찌할 것인가!

우리가 못살던 시절에는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을 돌볼 여유가 없었을지 모르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된 현실적인 보은을 하여야 한다. 누구보다도 잘살아야 마땅한 고귀한 후손들이 아직도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6·25나 월남전에 참전한 용사들과 상이군경용사들, 특수임무를 수행한 용사들도 어느덧 고령으로 들어서며 우리 곁을 하나둘 떠나고 있다. 이분들이 생존해 계실 때 그 숭고한 헌신에 합당한 현실적인 예우를 다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의 마땅한 도리일 것이다.

한편, 재향군인회는 올해도 현충일 등 추념식, 참전유공자 위문 행사, 호국영웅 선양사업 등을 통해 보훈의 가치를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 세대가 6·25전쟁과 호국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안보교육과 현장 탐방 프로그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우리 후대에게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지켜진 것”임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보훈교육의 출발점이라 믿기 때문이다.

독립운동가 후손들, 6.25 참전용사, 상이군경 용사, 무공수훈자들의 고귀한 희생이 보훈의 대상이라면, 1961년에 제정된 ‘대한민국재향군인회법’에 의하여 국민의 신성한 의무인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애국충정으로 무장한 회원들로 결성된 재향군인회는 보훈을 선도하는 안보단체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재향군인회는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유공자나 그 유족들에게 보답하는 보훈활동과 안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다.

보훈은 과거에 대한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국가가 국민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가 사회구성원에게 보내는 신뢰의 약속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국가와 국민이 끝까지 책임진다”는 믿음이 있을 때, 비로소 그 나라는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