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대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출범을 앞두고 펼쳐지는 여야의 원 구성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소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전 협의를 통한 조속한 타결을 외치며 ‘속공''을 펴는 반면,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당내 지도부 선출 등 내부 절차가 우선이라며 ‘지공''으로 맞서고 있다. 의장단과 7석의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양당의 팽팽한 기싸움은 표면적으로는 협상 시기와 절차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형적인 정치적 셈법이자 밥그릇 싸움이다. 새로 출범하는 도의회가 시작부터 협치 대신 정쟁과 대립의 구태를 반복하려는 것은 아닌지 주민 우려와 실망감이 깊어지고 있다. 여야가 내세우는 명분은 저마다 그럴싸하다.
민주당은 출범 일정이 촉박한 만큼 25일 오리엔테이션 이전에 사전 합의안을 도출해 원 구성을 조기에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의 늦장 대응이 이어질 경우 다수당의 일방 독주에 따른 책임론을 제기하겠다는 으름장도 빼놓지 않는다. 반면, 국민의힘은 원내대표와 의장단 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정상적인 절차를 밟는 것이 먼저이며, 도의회가 공식 출범하는 7월6일 전까지만 협상을 끝내면 일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러한 양측의 공방은 주민의 눈에는 그저 기득권 확보를 위한 명분 쌓기로 비칠 뿐이다.
국민의힘은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과반 이상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려 할 것이고, 민주당은 소수당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의장 한 석과 최대한 많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확보하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자당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의 시기를 조율하고 상대방을 압박하는 행태는 과거의 구태의연한 정치공학적 접근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다. 이번 제12대 도의회는 단순한 전반기 의회의 출범을 넘어,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 위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그 책임과 무게감이 남다르다. 특별자치도의 성공적인 안착과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의회가 출범 초기부터 강력한 입법 및 감독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주민이 바라는 것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누가 몇 개나 가져가느냐가 아니라, 민생을 돌보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가 얼마나 준비돼 있는가이다. 원 구성 협상이 지연돼 의회가 파행되거나 공백이 생길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150만 강원인에게 돌아가게 된다.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지위를 얻은 만큼, 단순한 수적 우위를 과시하기보다는 의회 운영 전체를 책임지는 성숙한 통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당내 절차가 중요하더라도 여당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원만하게 원 구성을 이끄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그것이 다수당에게 주민이 부여한 책임의 무게다. 민주당 역시 소수당으로서 견제와 균형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조급증으로 협상 전부터 난항을 예고하거나 책임론을 남발하는 정략적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