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험지 출마' 인재 공격적 전진 배치…일찌감치 총선 승부수

전·현직 고위관료 차출 검토 보수색 짙은 '동부벨트'에 공 들여

출마설 거듭 부인… 청와대와 협의땐 또 다른 '시나리오'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전·현직 고위관료를 대거 '차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거듭된 출마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강원 출신 고위관료들의 행보에 변화가 생길지 도내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13일 국회에서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김학민 전 순천향대 산학협력부총장 등의 입당식을 열었다. 이날 입당한 이들은 자유한국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험지'에 인재들을 공격적으로 전진 배치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더 나아가 강원도와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등 이른바 '동부벨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강한 보수색을 보여줬던 지역이다.

민주당이 쥔 카드는 '관료 차출'이다. 문재인 정부와 결을 함께하는 전·현직 관료들을 내년 총선에 내보내 보수지역을 공략하겠다는 뜻이다. 전문성을 갖춘 고위관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데다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춰 험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그러나 현실성 여부는 미지수다. 올 초부터 춘천 출마설이 흘러나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식 기자회견 등을 통해 출마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밝혔다. 강릉 출마설이 나온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역시 출마설을 부인하는 등 적극적이지 않다. 해당 지역구 현역의원으로는 이미 두 차례의 선거와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기반을 다져 놓은 재선의 김진태(춘천) 의원과 4선에 도전하는 중진 권성동(강릉) 의원이 버티고 있다.

당내 여건도 녹록지 않다. 이미 춘천과 강릉에서는 민주당 내 인사들이 내년 총선을 목표로 경선 채비를 마친 상태다. '인재영입=전략 공천'이라는 공식이 성립되기 어려운 구조다. 여권에서 거론되는 영입인사 중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정선 출신의 원경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정도밖에 없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올 연말까지 상황이 변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이 장차관 차출 문제를 청와대와 협의하면 또 다른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직 장·차관 차출의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본인들의 의사와 결심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원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