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40만
언중언

[언중언]`흑자올림픽'

서울올림픽은 흑자올림픽이다. 올림픽 폐막 직후 박세직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과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2,52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대회였다고 발표했다. 총지출은 5,890억원이었고 총수입은 8,410억원이었다. 그러나 재정흑자 2,520억원 가운데는 총 2,341억원의 기부금이 포함돼 있어 순수한 이익금은 179억원이라고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도 흑자를 올렸다.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은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IOC 총회 보고에서 IOC와 정부 지원, 기부 및 후원사 유치, 지출 효율화를 통해 “지금까지 최소 5,500만달러(9일 환율 625억9,000만원)의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이 '흥행·평화'에 이어 '흑자'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최고의 올림픽이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개최지인 강원도의 경우 평창올림픽 이후 실업자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도내 산업활동이 침체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은 개최 이후 실패한 올림픽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올림픽 유산을 제대로 활용하면서 올림픽 이후 오히려 성공한 올림픽으로 가고 있다. 평창올림픽 이후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올림픽 전에는 투자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나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을 '골짜기 효과'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6~1988년 경제성장률은 10%를 넘었지만 서울올림픽 직후 6.7%로 떨어졌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이유는 장기적인 경제적 효과다. 이는 행사의 대차대조표나 재무제표로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앞으로 평창올림픽이 준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정한 성공의 척도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