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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강릉]주문진 성황당 앞 고층 건물 신축 논란

어민들 “성황당 수호신 의미…바다 조망해야” 반발

시 지난달 경관위서 “층고 조정 필요” 재검토 결론

[강릉]강릉시 주문진 성황당 인근에 12층 높이의 건물 신축이 추진되자 마을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강릉시와 주문진 어촌계 등에 따르면 최근 주문진읍 주문리 일원에 있는 6층짜리 모텔 건물이 철거되고 12층 규모의 숙박시설 건물 신축이 추진 중이다. 이에 어민들은 주문진항 등 주문진 일원 네 곳에 '어민들의 수호신 성황당 앞에 12층 건축물이 웬말이가'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거는 등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어민들은 성황당이 배를 타고 조업활동을 해야만 하는 특성상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수호신 같은 의미와 함께 만선을 기원하는 곳이기도 한 상징적인 곳이기에 반드시 바다를 조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문진 성황당은 전국에서도 큰 규모에 속하며, 3년마다 음력 3월9일 제례를 마친 뒤 사흘간 굿을 진행할 정도로 강릉지역 500여 어민에게 위안을 주는 공간이다. 김재현(63) 주문진어촌계장은 “바다 사람들에게 있어 성황당이 건물에 가려 바다를 바라보지 못하는 것은 큰 위험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전국 항포구에 있는 성황당은 하나같이 바다를 주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대영 시의원은 “부지가 있는 사업주의 입장에서는 재산권 행사는 당연한 권리이지만 주문진 지역의 특성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많은 부분에서 고민이 많다”며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달 15일 제6회 경관위원회를 열고 재검토 결론을 내렸다. 당시 11명의 경관위원회 위원은 등대 공원 등과의 주변 경관을 고려해 층고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주차 공간이 부족한 지역의 특성에 따라 주차공간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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