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아파트 화재, 무조건 대피 말고 살펴서 대피

장준경 삼척소방서장

지금까지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하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대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이 났을 경우 주변을 살펴서 대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소방청에서는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불나면 대피 먼저에서 살펴서 대피’를 지속해서 홍보하고 있다.

화재 초기 소화기를 사용한 진압도 중요하지만, 작은 불이 아니면 일반인들의 경우 진압이 어렵기 때문에 일단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후 119에 신고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아파트 화재 발생 시 어떻게 대피해야 나의 생명과 주변 이웃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지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자 한다. 첫째, 화재의 징후를 발견하면 자기 집에 불이 났는지 다른 곳에 불이 났는지 확인한다. 둘째, 자기 집 화재의 경우 대피가 가능한 경우에는 낮은 자세로 출입문을 닫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승강기를 타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셋째, 대피할 수 없을 때는 피난시설 등이 설치된 곳으로 이동하여 대피한 뒤 119로 신고하여 현재 위치, 상황을 알려 구조 요청한다. 넷째, 화재가 난 층이 바로 아래층이라면 즉시 외부로 대피하며, 대피가 어려운 경우 세대 내 대피 공간으로 이동하여 119에 구조 요청한다. 다섯째, 그 외 세대는 대기하며 화재 상황을 주시하고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창문을 닫고 119로 신고한다.

최근 5년간의 사례를 보면 대부분 사상자(39%)는 무조건적인 대피로 인한 연기 흡입으로 화재 발생 층이 아닌 다른 층에서 대피 중에 발생하였다. 이는 대피 과정에서 화재의 위치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대피가 문제였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상황을 잘 판단하여 대피하길 바란다.

또한 어느 곳을 가든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 습관처럼 확인하고,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피난설비 위치를 평소에 숙지하여 대피 가능 시 경량 칸막이나 하향식 피난사다리, 완강기 등을 활용하여 대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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