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겨울 강원지역의 한랭질환자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혹한과 폭설 등 3월 초까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가 이어진데다 기온 변동까지 커지면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랭질환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질병관리청이 11일 발표한 '2024-2025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결과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한랭질환 발생은 인구 10만명당 2.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2위를 기록한 경북(1.5명) 보다는 2배 가까이 높고, 자연 환경이 유사한 경기(0.5명), 충북(1.4명) 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난 겨울 강원지역의 한랭질환 환자는 43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8명이었던 강원지역 한랭질환자는 3년 연속 40명대를 웃돌고 있다.
지역별로 원주에서 9명, 속초에서 6명이 발생했다. 평년 기온이 비교적 높고 고령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원주에서는 올 1월 80대 노인 A씨가 저체온 상태로 발견돼 숨지는 등 한랭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고도 발생했다. A씨는 영서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던 올 1월9일 오전 원주시 태장동에서 쓰러진 뒤 구급대에 의해 옮겨졌으나 숨졌다.
질병관리청은 고령층의 한랭질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년층의 일상생활 속 피해 예방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이 길가나 집 인근에서 한랭질환에 걸리는 사례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 농어촌 노인 등에 대한 대책에 집중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감시 결과 한랭질환자와 사망자가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겨울철을 대비해 한랭질환 발생률을 낮추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