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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이재명, 선대위원장에 윤여준 영입해 대선 본선 체제로 전환…중도·보수 외연 확장 시동

李 "정치는 현실…'통합·경제' 콘셉트로 후보 첫날부터 공격적 행보
이승만·박정희 묘역 이어 DJP 연합 정부 총리 박태준 묘역도 참배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사진=연합뉴스

6·3 조기 대선을 37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30일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발족하며 대선 본선 체제로 본격 전환한다.

이와 함께 '보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해 중도·보수 외연 확장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윤 전 장관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결정했으며, 30일께 열리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로서의 첫 공식 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 영입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이 후보는 "윤 전 장관은 평소에도 제게 많은 조언과 고언을 해주신다"며 "대표적인 인물로서 선대위를 맡아주시길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수락해주셨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 역시 "중도·보수 진영 인사 가운데 윤 전 장관을 내부 검토해왔으며, 최근 윤 전 장관도 수락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윤 전 장관 외에도 외연 확장을 위해 복수의 외부 인사를 추가로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선대위 출범 이후 순차적으로 인선을 공개할 방침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당 대표 연임 이후부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중도층을 겨냥한 '우클릭' 전략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윤 전 장관과 오찬을 함께하며 정국 상황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전날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에는 "최대한 넓게, 친소 관계를 가리지 않고 실력 중심으로 인재를 기용하겠다"며 국민 대통합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은 내부 통합을 강화하기 위해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두관 전 의원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추가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당 지도부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4.28 [공동취재]

한편, 이 후보는 당내 경선을 마치고 본선 후보로서 활동을 개시한 첫날부터 공격적인 중도 확장에 나섰다.

당내 통합도 중요하지만, 이제부터는 진영에 상관 없이 지지를 받는 지도자의 면모를 각인시켜 중도 표심을 얻는 게 대선 승리에 필수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은 물론 보수 진영을 상징하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특히 애초 예정에 없었던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역도 참배했다.

제철업에 투신해 산업화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박 명예회장은 자민련 총재를 거쳐 김대중·김종필(DJP) 연합으로 탄생한 김대중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내는 등 정치세력 간 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인물로도 평가된다.

그만큼 이날 현충원 참배는 좌우를 뛰어넘어 통합을 실현하겠다는 이 후보의 의중이 잘 반영된 일정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전날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마친 뒤 한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도 '통합'이라는 단어를 14차례나 썼다. 전통적 지지층에만 기대지 않고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까지 지지세를 적극적으로 넓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분향하고 있다. 2025.4.28 [공동취재]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 참배로 시작한 이 후보의 첫날 행보에는 중도·통합의 가치 외에도 실용 정신을 부각하는 뜻이 담겼다는 해석도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현충원 참배에 대해 "정치적 득실을 따져 진보가 보수 코스프레를 하거나 보수가 진보 코스프레를 하는 차원을 넘어 경제 회복을 위해 국민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오전에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오후에는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AI(인공지능) 메모리 반도체 간담회'를 연다.

여기에는 이념 문제에 발목을 잡힐 게 아니라 비상계엄 이후 침체한 경제를 살리는 게 급선무라는 이 후보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게 당내의 평가다.

이 후보는 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망인들의 평판은 역사가와 시민사회에 맡겨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치는 현실이고, 민생을 개선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급적이면 지나간 이야기, 이념과 진영 이런 것들은 곁으로 미뤄두면 어떨까 생각해봤다"고 언급했다.

'먹사니즘'과 '잘사니즘' 등 이 후보가 내건 실용주의 경제 기조를 각인시키면서 진영을 뛰어넘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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