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위군을 제외한 대구 전역에 건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28일 오후 2시 1분께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이 인근 조야동 민가까지 확산하면서 주민 1,200명이 긴급 대피했다.
소방청은 산불이 민가 방향으로 확산함에 따라 이날 오후 6시부로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헬기 29대, 진화 차량 73대, 진화인력 738명 등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산불 3단계는 산림 당국이 발령하는 대응 최고 단계로 예상 피해 면적 100㏊ 이상, 평균풍속 11m/s 이상, 예상 진화 시간 48시간 이상일 때 발령한다.
하지만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15m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닥치는 등 영향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노곡동에서 시작된 불은 동쪽으로 1∼2㎞ 떨어진 조야동으로 확산했다. 또 불길은 아파트 등이 밀집한 서변동 방면으로 계속해서 번지고 있다.

불이 강풍을 타고 5시간 넘게 확산하자 산림 당국은 일몰을 전후해 진화 작업에 투입한 헬기를 철수하고 지상 인력 위주의 야간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야간 진화 작업에서는 불길이 주변 민가 등으로 번지는 것 등을 막기 위해 인력 160여명 등이 방화선 구축 등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밤사이 산불 현장에는 평균풍속 초속 1∼6m,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15m에 이르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자 관계 당국은 노곡동, 조야동 등에 거주하는 899가구 1천200여명에게 팔달초교와 매천초교로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또 동변·서변·구암동 일대 주민 3천400여명도 선제적 사전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산불로 인해 성북초·서변초·서변중학교는 29일 휴교를 결정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소방 당국은 전했다.
오후 6시 기준 산불영향 구역은 116㏊이며, 화선은 6.8km로 추정된다. 진화율은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가용한 진화자원을 총동원해 인명 및 민가 피해 방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는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영향으로 주변에 많은 연기가 발생하고 있어 통행 차량의 안전을 위해 이날 오후 4시부터 경부고속도로 북대구나들목(IC)의 양방향 진출입을 차단했다. 이번 산불로 고속도로 시설물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에는 산불로 인한 연기가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중구 동인동 등 직선거리로 6∼7㎞ 떨어진 곳에서도 이를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고석만(45·조야동) 씨는 "산에 불이 붙었다가 봉우리에서 또 저쪽 봉우리로 뛰어넘어갔다"며 "산불이 엄청나게 빠르게 넘어가서 감당이 안 될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발화 지점은 금호강과 북대구IC 주변이다.
대구 북구 일대는 물론이고 인접한 중·서구에서도 산불로 인한 연기가 맨눈으로 확인됐다.
발화 지점에서 직선거리로 7㎞ 떨어진 동구 신암동 동구청에서도 연기와 함께 매캐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오는 29일 해가 뜨는 대로 진화 헬기 등을 재투입해 대대적인 진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